미군유해송환으로 미군철수 이끌어낸다... 워싱턴 특파원
미군유해송환으로 미군철수 이끌어낸다...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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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전략 미군유해송환-보상-평화협정-미군규모축소-미군철수

【도날드 컥 워싱턴 특파원】

북한 측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5,300구의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과 북한은 공동 발굴 작업에 합의했다. 또한, 양국은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송환 준비가 완료 되는 대로 200여구의 유해를 송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 미북 판문점 장성급 회담 후 “오늘의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었고 우리는 그 간의 합의사항을 재확인했다” 며 “다음 단계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참모장이자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Michael Minihan)과 북측의 주요 장성급 인사들은 65년 전 정전협정을 체결했던 판문점에서 약 2시간 가량 실무접촉을 가졌다.

북측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기를 원하고 있다. 평화협정을 맺게 되면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2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북측의 뚜렷한 목표는 지난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에서부터 드러났다.

북측이 비핵화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는 가운데 평화선언과 궁극적으로는 평화협정까지 논하는 것은 그들이 왜 미군 유해를 송환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주한미군이 주둔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미국 측은 북한 측이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끝내 평화선언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주한미군 철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그의 보좌관들은 미군 부대의 규모 축소를 논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사전 합의 없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의 제안에 따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려되는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북측이 유해 송환 작업을 실질적으로 시행할 시, 북측이 제안하는 평화 선언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해 발굴 및 송환 작업에 매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 작업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을 재확인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북측의 이러한 전략은 확실한 보상이 따를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발굴 작업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미국의 몫이 아니라는 것이 현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 측은 미국이 발굴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 미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은 유해송환 문제를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그들의 주된 목표는 최대한 많은 보상을 받는 것” 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과거에서도 그 흔적을 고스란히 찾아볼 수 있다.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미북간 공동 조사는 지난 1996년에 시작됐지만 북핵 문제로 인해 2005년 중단됐다.

2조 원을 드려 북한에 건설해줬던 KEDO 경수로
2조 원을 드려 북한에 건설해줬던 KEDO 경수로

당시 1994년 북한 핵시설 동결과 대북 경수로 지원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의 NPT탈퇴와 핵시설 재가동 문제 등으로 합의는 쉽게 파기되었고 이로 인해 북측이 공동 발굴 작업 중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아 놓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당시 김정일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파견된 사찰단을 추방했고 NPT를 탈퇴하며 북한의 핵 물리학자들과 과학자들은 결국 2006년 10월 첫 시행되었던 핵 실험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벡톨 교수는 북측과의 실무회담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가 “북한은 모든 것에 대한 보상으로 ‘현금’을 원한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실질적으로는 비핵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공동 발굴 작업에 미국과 북한이 착수한다면, 북한은 미국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적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직 미 외교관이자 현재 국제전략연구소(IISS) 미국 사무소장인 마크 피츠패트릭(Mark Fitzpatrick)은 발굴 작업을 위한 현금 지원은 북한의 입장에서 부차적인 소득일 것이고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공동 발굴 작업이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일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다방면으로 협력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는 기반을 닦는데 있다”고 말했다.

전직 한국국방연구원 소속 관계자인 김태우 씨는 현 상황이 미국이 유해송환 문제에 집중하여 북한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간과하도록 만들려는 북한의 계략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모든 상황을 지렛대(leverage)의 입장에서 분석한다”며 “그들은 평양에서 장성급 회담을 열길 원한다. 북한은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체결하기를 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했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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