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신청·직원 대부분 철수..."러 당국이 은행 계좌 압류"

3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 소년이 폐점 안내문 위 ‘전쟁은 안 돼!’ 문구가 붙은 맥도날드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
3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 소년이 폐점 안내문 위 ‘전쟁은 안 돼!’ 문구가 붙은 맥도날드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

구글이 러시아에서 파산 신청을 한 데 이어 직원들 대다수를 철수시켰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맥도날드 역시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의 러시아인 직원 대다수가 러시아를 떠나되 계속 구글에서 일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이들을 러시아에서 빼냈고, 상당수가 큰 사무실이 있는 두바이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그 외 러시아에 잔류한 직원들은 자연히 구글에서 퇴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구글의 러시아 자회사가 러시아 당국에 파산 신청 서류를 제출한 것은 WSJ에 보도된 당일이었다. 영업 종료에도 불구하고 검색·유튜브·구글 지도·지메일 등 무료 서비스를 러시아에서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글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이 구글 러시아 은행계좌를 압류해, 현지 직원들의 급여와 거래처대금 지급 등 정당한 재정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WSJ은 구글이 당분간 러시아에서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본다. 구글은 2014년에도 러시아 정부가 인터넷 자유를 억압하자, 러시아에 위치한 엔지니어링 사무소를 닫은 바 있다. 당시엔 광고 판매나 제품 마케팅 활동은 계속됐었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구글은 서방의 대러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러시아에서의 광고를 중단했으며 러시아 국영 언론의 유튜브 채널도 차단했다.

미국의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의 경우, 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 시내에 첫 매장을 연 후 32년만에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셈이다. ‘탈냉전’ ‘세계화’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태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맥도날드 측이 설명했다. 러시아 내 사업장들은 현지 기업인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잠정 폐업을 하루 앞둔 모스크바 도심 맥도날드 매장. /AP=연합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잠정 폐업을 하루 앞둔 모스크바 도심 맥도날드 매장.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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