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종전선언은 대남(對南) 선전포고
북한의 종전선언은 대남(對南) 선전포고
  • 최성재
  • 승인 2018.07.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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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광이 만면에 천사의 미소를 띠고 서명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전쟁이라면 말만 들어도 부들부들 떠는 배부른 바보들을 안심시킨 후, 그들의 정신무장을 완벽하게 해제시킨 후, 전쟁의지를 깡그리 꺾은 후, 소풍 가듯 유유히 필승의 전쟁으로 가기 위한 안전판이다.

 

 1953년 7월 27일, 트루먼과 모택동은 스탈린이 죽긴 죽었으되(1953-03-05) 지옥에도 아직 못 들고 구천을 헤매고 있을 때, 총과 대포를 잠시 내려놓자고 합의했다. 38선 양쪽에서 일진일퇴하며 2년 이상 미군과 중공군이 피 말리는 진지전(陣地戰)을 벌이고 있던 때, 스탈린은 음흉한 미소를 머금고 이전투구를 부채질할[加油] 뿐 도무지 휴전에 합의해 주지 않았지만, 육신을 떠난 상태에서는 제 한 영혼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라 한반도 따위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었던 것이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과 김정은은 판문점에서 65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하듯 만나서 얼싸안고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우리끼리 절대 싸우지 말자며 종전선언에 일필휘지 가서명했다.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2018년 6월 12일, 트럼프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각기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조건으로 종전선언에 가서명하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도 있다고 폭탄 선언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을 재차 확인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북한은 공포와 폭력, 거짓과 착취로 유지되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생지옥이다. 딱 한 명 외에는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파리를 잡듯 불개미를 짓밟듯 인간의 생명을 끊을 수 있는 폭압적 체제, 원천징수 세금이 90~100%인 살인적 착취체제이다. 뭐, 체제 보장? 

 김일성과 김정일과 김정은의 사진에 먼지 한 올 발견되었다고 한 가족이 몰살될 수 있는 생지옥이다. 한국의 지인과 휴대폰으로 통화 한 번 했다고, 세계의 감성에 전율의 파도를 일으키는 K-팝 한 곡 듣거나 흥얼거렸다고, 핵을 개발했다고는 하지만 상당한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이란에서도 시청률 80%를 자랑하는 한류 드라마를 한 편 봤다고, 거액의 뇌물을 안 고이면(바치면), 강제수용소에 전 가족을 몰아넣고 뼈가 가루가 되도록 강제 노동시키다가 픽 죽으면 툭 묻어 버리는 체제, 거짓과 폭력의 ‘헬조선’이다. 뭐, 체제 보장?  

 한 달 봉급이라야 고위직이라도 시중환율로 미화 1달러도 안 되지만, 달러가 한 푼이라도 들어오면 39호실에서 관리하며 그것을 한 인간신의 사치품에 쓰거나 언제 숙청될지 모르지만 고분고분한 자들에게 잠시 맡기고, 나머지는 몽땅 군사력 증강에 집중투자하는 1년 365일 비상계엄 전시체제다. 뭐, 체제 보장?

그것은 오로지 적화통일하기 위해서, 또한 공포와 폭력으로 2300만 중 그 누구도 쿠데타는커녕 시위도 못하게 군대와 비밀경찰을 강화시키는 데 사용한다. 한국이 주든 미국이 주든 일본이 주든 UN이 주든, 그것은 바로 빼돌려 최우선적으로 군대를 유지하거나 강화시키는 데 사용하는 상시(常時) 병영체제다. 장마당도 여차하면 박살내는 조폭체제다. 뭐, 체제보장? 

 북한의 약속은 모조리 깨기 위해서만 맺는 약속, 멍청한 상대에게 또는 제5열에게 선심 쓰는 척하는 거짓 약속이다. 믿는 자에겐 환멸과 파멸과 후회가 있을 뿐이다. 

 학문은 의문에서 비롯되고 자유민주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의심할 수 없는 정치체제는 자유민주가 아니다. 지도자를 절대 의심할 수 없는 체제, 그게 바로 자유민주에서 자유를 뺀 민주주의, 인민민주, 공산독재다. 법이 돼지의 진주 목걸이로 희화되는 정치체제다. 

 한국은 민주완장들이 득세하면서 괴이한 일들이 일상사가 되고 있다. 2300만 노예의 유일무이한 주인 김정은도 절대 의심해서는 안 되고, 386운동권으로 둘러싸인 문재인도 절대 의심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을 항상 의심했던 박근혜는 1분 1초도 남김없이 의심의 대상이었지만, 촛불의 몽롱한 감성에 호소하여 의심의 안개와 먹구름에 휩싸인 희대의 마녀로 만들 수 있었지만, 김정은과 문재인의 파안대소와 어깨동무, 덕담과 약속에 대해서는 절대 의심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문재인을 의심하면 사방에서 즉각 수구꼴통 돌팔매가 날아온다. 

 일방적인 군축과 군사훈련 중지, 방어선 후퇴에 대해서는 오로지 남북평화와 민족화해를 위한 구국의 결단으로 무조건 믿어야 한다. 청사에 길이 빛날 결단으로 철석같이 믿어야 한다. 

 자유민주에서 의심이 신뢰로 바뀌는 데는 아름다운 말이 아니라 투박한 행동과 가시적인 물증이 필수 요소이다. 아무리 말이 곱고 아름답고 화려하더라도 행동과 일치하지 않으면, 국민의 복리와 국가의 안보에 기여하지 못하면, 평화롭게 붓두껍으로 그 입을 봉해야 한다. 떠돌이 약장수로 입에 풀칠이나 하도록 권력의 자리에서 조용히 끌어내려야 한다. 단, 정치 보복은 금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은 거미줄을 쳤고 트럼프는 덫을 놓았다. 11월 중간선거가 끝나면, 트럼프는 그새 자기들도 모르게 한 편이 되어 버린 민주당과 좌파언론과 함께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갈 것이다. 김정은의 거미줄에는 미제국주의자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기레기’든 한 명도 걸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그저 곤충 잡는 데나 유용할 뿐이니까. 

오로지 의심할 줄 모르는 한국인만 스스로 ‘얼음’이 될 것이다. 그때 김정은은 드르륵 갈길 것이다. 판문점에서 문재인은 거미줄을 쳤고 김정은은 덫을 놓았던 것이다. 
  (2018. 7. 27.)

cs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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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루 2018-08-05 21:26:31
김정은과 문재인이 그토록 원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이후엔 김정은과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은 주한미군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줄기차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겠지요. 문재인 대통령 정말 한반도를 최악의 길로 이끌고 있습니다. 엄청난 대가를 치룬 후에야 후회막급이겠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