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최성환

공부 많이 한 환자가 공부 안한 의사보다 아는 것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공부의 원칙은 ‘쳬계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감염학은 통상 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순서로 배우게 되며, 기생충과 박테리아 치료보다는 바이러스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필자도 의사가 된 한참 뒤에야 깨달은 것이 있는데, 그 어렵다는 바이러스 치료법이 박테리아 항생제보다 무려 145년이나 앞섰다는 것이다. 1796년 제너의 종두법 접종이 1941년 푸른곰팡이로부터 추출된 페니실린보다 앞섰다는 것. 기생충 감염은 우뭇가사리(한천)로부터 추출된 성분이 막아 줄 수 있다.

감염을 막는 방법에 어떤 차이가 있느냐에 따라 이해하면 편하다. 기생충이나 세균약은 기생충과 세균과의 경쟁을 통해 이들을 죽여서 확산을 막는것이다. 바이러스 감염 치료는 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병원체를 우리 몸에 직접 주입해 몸이 이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도록 유도해 병을 고치는 것이다. 무려 225년 전에 시도된 치료라니 놀랄 만도 하지 않은가?

물론 현대의학에서는 쌩쌩하게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아닌, 약화되었거나 죽은 바이러스(사백신)을 사용한다. 당연히, 인공적으로 투여한 백신으로 인공면역을 키워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인공면역이란 것은 없다. 백신 접종의 목적은 자연면역의 형성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왔다던데, 그것 쓰면 안되나요?"라며 기대를 걸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검증 안된 백신 때문에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다들 알 터. 검증 안된 치료제를 먹으려 하는가.

현재 인정된 바이러스 치료제는 1980년대부터 사용된 아시크로버(acyclovir)와 에이즈(HIV) 치료제 정도이다. 에이즈 치료제의 효능은 아직까지도 의문이며, 아시크로버는 먹는 약과 연고 등이 출시되어 있다. 아시크로버 연고는 의사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 연고는 주로 단순 헤르페스 감염 등에 효과가 있다. 거의 50년이 된 약들이다. 최근 나온 바이러스 치료제는 1년 밖에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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