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거품, "터질거예요"... 베이징 리포트
중국 부동산 거품, "터질거예요"... 베이징 리포트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8.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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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
중국 상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참다 못해 당정 관련 기관에 대책을 마련하라고까지 지시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여리박빙(如履薄氷), 즉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모습이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파산 업체들이 속출, 중국 전체 경제까지 벼랑으로 내몰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런 단정이 과하지 않다는 사실은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 보이나 속으로는 골병을 앓고 있는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직면한 현실이 잘 말해준다. 우선 부채 규모를 꼽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 1위부터 20위까지의 업체들의 부채 총계가 7조 위안(元. 110조9000억 원), 달러로 1조 달러가 넘는다. 웬만한 경제 대국의 GDP를 능가한다. 전체 산업 규모 대비 부채 비율이 300% 이상일 것이라는 주장은 이로 보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대마불사를 외치는 대기업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해진다. 업계 1위인 헝다(恒大)의 상황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전체 부채가 1조5000억 위안에 이른다. 부채 비율은 무려 1300%를 넘는다. 정상적인 국가 같았으면 수십 번 파산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규모다.

◇왕젠린, 최고부자 아닌 최고빚쟁이

한때 중국 최고 부호였던 왕젠린(王健林. 64) 회장이 이끄는 완다(萬達)도 장난이 아니다. 전체 부채 규모가 4205억 위안에 이른다. 자기자본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추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려우나 부채 비율이 500%는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왕 회장이 중국의 서우푸(首富. 최고 부자)가 아니라 서우푸(首負. 최고 빚쟁이)이라는 항간의 농담은 단순한 농담만은 아니다.

상하이(上海)에 상장된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진 현실도 거론해야 할 듯하다. 중국 부동산 시장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최근 전언에 따르면 실제 이번 주가 폭락은 끔찍한 비극의 전조라는 것이다. 비슷한 기간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5% 하락한 현실만 봐도 그렇다.

이름을 대면 바로 알 만한 대형 업체의 횡액 역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베이징의 내로라 하는 부동산 업체인 중훙(中弘)의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왕융훙(王永紅·45) 최고경영자(CEO)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야반도주했다. 현재 홍콩에 거주하면서 미국행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로 다시 귀환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중국 언론의 전언이다. 당연히 중훙은 파산에 내몰렸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금도 외견적으로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곪고 있다. 언제 썩어 문드러질지 모른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그 시간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 같다.

jst@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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