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권양숙 여사를 부축하며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권양숙 여사를 부축하며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진행되던 시기에 청와대에서 공무원 선거중립 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날 조선일보 등을 종합하면 선관위 내부문건을 확인한 결과 청와대 공무원 대상 선거개입 예방교육은 2018년 2월 12일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서 이뤄졌다. 제7회 지방선거가 넉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으로, 청와대 비서관·직원 등 400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선관위는 "청와대에서 비서관 등을 대상으로 교육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 있어 공무원 중립의무·선거관여 금지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로 여겨진다"고 자평했다.

당시 교육에서 선관위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을 "공직자 양심을 시험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2월 청와대 민원비서관이 지방선거 경기도의원·수원시의원 입후보예정자 15명과 등산하고, 후보자 면접에 참여했던 것을 대표적인 선거중립 위반사례로 제시했다.

이 의혹은 결국 무혐의(불기소)로 결론 났지만 선관위는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위원회는 역시 같은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관위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중립과 관련해서 공무원에게 이뤄진 조치가 10건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인 2014년 지방선거에 비해서 조치건수(32건)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강의요약본에는 선관위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직원들에게 "(이번 정부 들어)조치건수가 1/4 감소하였는데, 촛불혁명 속의 또 다른 의식혁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교육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가 문재인 청와대 직원들을 모아놓고 낯뜨거운 자화자찬식 선거중립 예방교육을 한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검찰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소장에는 이와는 정반대 내용이 담겨있다. 2018년 2월 8일부터 지방선거 직전인 같은 해 5월 28일까지 청와대가 ‘전 울산시장(김기현 의원)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을 구체적으로 보고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 공소장에는 선관위 최초의 청와대 선거개입 예방교육이 이뤄진 시점을 전후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민정비서관실, 국정기획상황실 직원들이 사건 동향파악에 나서거나, 직접 울산으로 내려가는 등 도합 18차례 수사진행 상황을 챙겼다고 적혀 있다.

검찰은 한병도 민주당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이진석 전 국정상황실장,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같은 혐의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 민주당 황운하 의원(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도 기소됐다.

송 시장은 선거운동을 이유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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