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23일 "강자들이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 뒤에 숨지 못하도록 우리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송 지검장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른바 ‘검수완박’을 언급하며 "혜택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범죄자에게, 피해는 오롯이 힘없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형사사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수완박 법 통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박탈 △송치 사건 보완수사 및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개시 범위 축소 △그릇된 관념의 수사·기소 분리 등으로 검찰 제도의 본질까지 훼손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비판했다.

송 지검장은 형사사법 체계의 변화에 대응해 "다수의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권력형 성범죄·아동학대 범죄·강력범죄 등 민생 범죄를 엄단하자"며 "피해자에 대한 세심한 보호와 종합적인 지원도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달 1일 치르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범죄에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부정부패 범죄에 대해서도 "권력형 비리,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 범죄나 금융비리 등은 배후까지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인권보호와 적법절차 준수 역시 중요하다며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송 지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하루 만인 이달 18일 검찰 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한 장관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한 뒤 중앙지검 3차장 자리를 물려받아 ‘조국 수사’를 지휘했다가 한 장관 등과 함께 좌천됐다.

송 지검장을 보좌하는 차장 자리에도 ‘윤석열 사단’으로 평가받는 박영진 2차장, 박기동 3차장, 고형곤 4차장이 이날 함께 보임했다.

그는 "검찰은 지난 몇 년과 최근 검수완박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지나면서 내부 신뢰와 소통의 문제가 발생했고, 부적정한 업무처리로 불협화음도 없지 않았다"며 "열린 마음으로 생각을 나누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저부터 가슴을 열고 먼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지검장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 코드 인사 논란을 의식한 듯 "공정한 내부 인사시스템 운용, 건전한 교류 활동과 활기찬 조직문화 형성 등 다양한 요구를 경청하고 적극 수용하겠다"면서 "엄격한 정치적 중립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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