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도 대한민국이네." 뜬금없는 이야기. 누가 그걸 모르나?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민심을 꿰뚫는 칼날 같은 한마디다. 국회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고전을 매섭게 풍자한다.

그는 이미 대선에서 국민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아무 연고가 없는 계양에서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 그동안 민주당 후보가 쉽게 당선되던 곳. 그러나 이번에는 계양 구민들도 성이 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대선 후보조차 거부하는 계양 유권자들의 판단을 다른 지역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국민들도 속이 얼마나 시원하면 "계양도 대한민국"이라고 하겠는가.

계양이 이처럼 뜨거운 전국의 관심을 모은 적이 있었던가? 마치 대선이 다시 이곳에서 펼쳐지는 분위기. ‘이재명 심판’ 열기가 일고 있다. 그러니 "도대체 윤형선 후보가 누구냐"고 묻는다. 상대는 인천에서 48.9%, 35만여 표 차로 윤석열 후보를 이겼던 대선 후보. 지금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계양은 마치 따놓은 자리라 여기며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 하는 낙하산 후보다. 그런 거물을 4% 안팎으로 이기고 있는 이름 없는 후보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윤 후보는 계양에서만 내과를 25년간 운영한 동네의사다. 그는 16년, 20년 두 번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으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에게 졌다. 이름값으로 따지면 송 후보도 이 후보에게는 훨씬 못미친다. 이전 선거보다 더 강한 상대에 맞서 윤 후보가 잘 싸우고 있는 것은 거저 여당 후보라서가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바닥을 다져 지역 사정에 밝다. 의원이 되어야 할 기본 바탕을 잘 갖춘 후보다.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정치 계략으로 의원이 되려는 이 후보와는 차원이 다르다. 계양 유권자들도 그것을 훤히 안다. 아무나 와서 의원이 되려는 것은 그들의 정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윤 후보 승리는 오만한 이재명에 대한 준엄한 경고가 될 것이다. 아무 곳에 깃발만 꽂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헛된 생각을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윤형선 후보가 꼭 이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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