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우
민경우

2월 24일 러시아가 전격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군사적 우세를 전망했다. 예상 외로 우크라이나 군대가 강했고 러시아 군대는 취약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을 중심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황은 장기 국면으로 진입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대규모 징집을 통해 전쟁을 확대하여 전세를 뒤집지 않으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내몰렸다.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늘리며 전세를 근본적으로 역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와 필자가 속한 대안연대는 매주 금요일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침략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개중에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먼저 러시아를 지지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은 놀라웠다. 반미 성향이 강한 좌파들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친미 성향의 우파 시민들이 러시아에 우호적이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특별한 분석을 요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지면을 통해 거론하기로 하자.

여기서는 국익을 강조하며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집중해 보자. 대한민국은 성립과정에서 UN과 긴밀한 연관을 가졌다. 6·25 전쟁도 그러하고 전후 경제개발 과정에서도 한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 큰 혜택을 입었다. 여기까지는 역사적인 관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정세의 대지각변동을 동반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빠르게 반러의 관점에서 재결집하고 있고 일본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든의 방한·방일 또한 내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체적으로 국제정세는 국익을 넘어 가치의 관점에서 빠르게 재구성되고 있다.

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후로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필자는 한국이 자유와 국제주의의 관점에 서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서 촉발되는 질서재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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