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교육부인가, 문화혁명부인가
【컬럼】교육부인가, 문화혁명부인가
  • 최성재
  • 승인 2018.08.1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전교조를 불법단체로 판단했다. 전교조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회원 자격이 없는 사람들 곧 극소수의 극소수인 해임 교사들을 전교조에서 정리하면 합법성을 계속 보장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끝내 이를 거부하고 전원이 장렬하게 옥쇄했던 것이다. 그 후 그들은 누구보다도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다. 

우습게도 박근혜 정부는 새로운 교육 정책을 몇 개 시행했는데, 그중 하나 외에는 전교조가 적극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유일하게 반대한 것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인데,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옳고 그름을 떠나, 모든 공무원이 수행했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는 수많은 일과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을 따름인데, 상명하복의 관료조직에서 그저 명령에 따랐을 따름인데, 이에 관계된 사람들을 역사의 죄인으로 단죄하여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도대체 누가 그에게 그런 권한을 주었는가? 도대체 누구를 기쁘게 해 주려고?

교과서의 국정화가 문제라면, 교과서보다 상위에 있는 단일 참고서는, 교과서의 바이블은 어떤가. 이명박 정부가 단행한 대한민국 교육사상 최악의 정책, EBS 교재에서 수능 문제 70% 출제하기! 이건 국정화 위의 성역화(聖域化)다. 그때부터 고3 교실에서는 아예 교과서가 사라졌다. 책 중의 책 교과서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일개 사교육 기관에 지나지 않는 EBS가 공교육을 ‘완전 정복’한 것이다! 국사 교과서가 설령 국정화됐더라도, 그것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왜? 어차피 수능은 하나도 남김없이 민중사관의 무대 위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검인정 국사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100% 민중사관에 따라 집필되는 EBS 교재에서 그대로 출제될 테니까!

이건 어떤 독재체제에서도, 어떤 공산독재체제에도 없었고 없고 없을 교육 전체주의(totalitarianism)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전교조가 가만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그것을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은 그렇게 물고 늘어지면서, 노무현의 공공기관 강제 지방이전과 세종시 건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않고, 하여간 이상 모든 것을 다 합한 것보다 100배는 폐해가 큰 EBS 교재 성역화는, 세종시든 4대강이든 공공기관이전이든 그건 기껏 잘못되어도 물질적 손해 좀 보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모든 후손의 영혼을 로봇화하고 강시화하고 우민화하는 EBS 교재의 사실상 전 과목 국정화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밉다면서, 왜 한 마디도 않는가. 그건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중도실용 아침이슬’ 이명박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대신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국정화는 그들이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자유민주’를 내세우며 물고 늘어진 꼬투리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한 진짜 이유는 국사 국정교과서가 민중사관을 따르지 않고 정통사관을 따른 것이다. 자학(自虐)사관을 따르지 않고 자긍(自矜)사관을 따른 것이다. 2차 대전 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이 비상한 대한민국과 가장 비참하게 추락한 북한을 전 세계의 사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전자는 극찬하고 후자는 혹평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척하며, 민족과 평화와 화해를 앞세워 양비론(兩非論)이나 양시론(兩是論)으로 기술하지 않고!

박근혜 정부는 자유학기제라는 것을 도입해서 한창 크는 학생들에게 자유와 자율과 협동을 가르친다고 지금도 자랑스러워할지 모른다. 이것도 전교조가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 그들의 원안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교육부도, 교육청도 다들 찬양하기에 바쁘고 홍보하기에 바쁘다.

박근혜 정부는 수능에 영어과목 절대평가도 도입했다. 여기에 대해서도 전교조는 반대의 소리를 한 마디도 안 한다. 원래 그들의 아이디어란 말이다. 교육청도 교육부도 당연히 찬양하고 홍보하기에 바쁘다. 사교육 줄이고 입시부담 줄이고 영어 망국론에서 벗어나고... 아니,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한다. 다른 과목도 장기적으로 모두 절대평가하려고 계속 군불을 지피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은 거의 이주호가 하자는 대로 했다. 자신이 전교조 꼭두각시인 줄도 모르고 교육개혁의 작두 위에서 신나게 춤춘 이주호가 하자는 대로 한 게 몇 개 더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강제로 수능 과목을 더 줄이고 집중이수제라는 명목 하에 교육과정에 마구 칼질하고 그것도 성에 안 차자 총질까지 더하여 일선학교의 정규과목도 대폭 줄인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과락제(科落制)과 유급제도 없이! 낮잠 시간과 잡담 시간, 하품 시간과 욕설 시간만 대폭 늘려 준 것이다. 전교조는 이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반대한 적이 없다. 자기들이 평소에 원하는 바였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는, 교육부와 학생들에 대해서 개탄을 금하지 못한다.

대신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두 정책, 성과급 제도와 학업성취도 시험 ‘의무화’에 대해서는 격렬히 반대했다. 그건 자기들의 우민화 교육 이념에 배치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절로 흐지부지...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 이것은 전교조의 하향평등ㆍ우민화(愚民化) 정책과 배치되므로 격렬히 반대했고, 이제 그들의 세상이 되자 교육부는 이를 무력화시키거나 폐지하려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EBS의 조직적 구조적 합법적 수능 시험 70% 사전 유출은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부정인 줄 모르지만, 일선 학교의 ‘어쩌다’ 시험지 사전 유출은 전 국민이 성토하고 개탄한다. 전국이 발칵 뒤집힌다. EBS 교재의 교과서 무력화와 사실상 전 과목 국정화가 얼마나 심각한 우민 정책인 줄 모르고, 교육의 국제경쟁력을 얼마나 떨어뜨리는 줄 모르고, 그것만 죽자 사자 읽고 밑줄 치고 외우게 만든다. 국민들마저 전교조에 세뇌된 것이다.

전교조의 이념은 모택동의 문화혁명이다. 인류 역사상 문화혁명보다 무지막지한 유혈낭자한 교육실험은 없었다. 그것은 권력투쟁인 동시에 교육혁명이었다. 교육 쿠데타였다.

만인투쟁의 전문지식(專)보다 만인평등의 공산사상(紅)이 중요하다며, 모택동은 대략 14세부터 24세까지 모든 학생들을 홍위병(紅衛兵)으로 조직했다. 인류의 궁극적인 종교인 공산주의를 (실은 중공 정부 수립 후 실정에 실정을 거듭한 모택동을) 사수하고 전파하고 심화시키고 뿌리내린다며!

1966년부터 1976년 모택동이 죽기까지 중국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는 모두 폐쇄되었다. 전문지식은 하나같이 경멸되었다. 핵무기와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과학기술 외에는 모든 학문이 모조리 손과 발에 못이 박혀 십자가에 매달렸다.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는 이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애교 수준이었다.

모택동이 죽고 나서 중국의 개혁개방파가 제일 먼저 한 것이 대학입시 부활이었다. 대학 부활이었다. 중고등학교의 부활이었다. 교육 부활이었다. 전문지식의 백화제방이었다. 과학을 필두로 서양의 근대 학문은 따지고 보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그저 가치중립적인 힘이다. 그러나 이 힘에 의해서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운명이 결정된다.

공자ㆍ맹자ㆍ주자 아무리 떠들어봐야, 마르크스니 레닌이니 모택동이니 아무리 목에 핏대를 세워 봐야, 서양의 자연과학과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배우지 않으면, 설령 천사보다 착하다고 해도 속절없이 서양의 종과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모택동을 반면교사로 삼아 그 후로 중국은 서양 학문 배우기에, 선진 학문 배우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동시에 대대적으로 젊은이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냈다. 1년 학비만 대 주고 나머지는 죽든지 살든지 알아서 하라며, 등소평은 미국으로 유학생 떼거지를 덤핑으로 마구 넘겼다. 지금은 어떤가? 미국에서건 아시아에서건 중국인이 전 분야에 걸쳐서 특히 과학과 공학에서 세계적인 논문을 휩쓸고 있다.

모택동이 귀신 푸닥거리 짓을 일삼을 때, 김일성이 역사를 판타지 문학으로 둔갑시킬 때, 박정희는 산업혁명을 일으키면서 그 바탕이 되는 교육 혁명, 특히 자연과학과 공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서울대 자연대와 공대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게 만들었다. KIST 연구원 중에 대통령 연봉보다 높은 사람이 줄줄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로써 후진국 최초로 선진 과학기술을 거의 100% 자립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은? 전국의 어떤 의대도 서울대 자연대나 공대 못지않다. 박정희 시절 대학별 본고사도 아니고 예비고사만 합격하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었던 9급 공무원 시험에 명문대 포함 대졸이 구름같이 모인다.

사교육비 줄인다, 입시부담 줄인다, 평등과 협동을 가르친다, 사람이 먼저다,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공부 적게 시키고 결과적으로 무식하게 만들어 학생들로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박탈하여, 어느 아지트에서 기획하고 조작한 선전선동에 잘 넘어가게 하는 것이다.

눈에 불을 켜고 기성세대에게 삿대질하며 모든 문제점에 대해서 ‘남 탓’하고 ‘조상(역대 우파 정부) 탓’하고 자신의 책임은 회피하고 의무는 도외시하고 남 잘되는 꼴을 못 보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도깨비 때려잡듯이 머리를 내밀 때마다 때려잡고!

그게 바로 모택동의 권력 하수인 홍위병이 장기로 삼은 짓이다. 그때 몰려다니며 온갖 패악을 저지르고 살인방화하며 공부와 원수진 자들은 개혁개방이 되면서 최하층으로 굴러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전교조를 싫어했다. 그러나 그 정책의 핵심은 전교조의 손안에서 놀았다. 교육부든 교육 전문가든 부지불식간에 전교조의 이념에 세뇌가 되어 제대로 알려 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교육에 관한 한, 이른바 보수우파 정부도 스스로 무슨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 정도로 전교조의 위력은 막강하다.

사실 전교조의 90% 일반 조합원은 여느 교사보다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철저한 상명하복의 구조라, 그들은 이용되는 줄도 모르고 이용된다. 제일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추종한다. 떠받든다. 자연히 그들이 원하는 대로 5천만 우민화 정책을 백년지대계라 굳게 믿고 확신에 차서, 대학이든 일선학교든 도무지 믿지 못하고 깡그리 불신하고 교육 권력을 꽉 틀어쥐고 헌법에 보장된 자율과 전문성을 한사코 거부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지시하고 명령한다. ‘틀어서 먼지 안 날까’, 윽박지르고 ‘밤길 조심하라’, 협박한다.

문화혁명 식 직접 민주주의에 깊이 공감하여 널리 중의를 구한다며 각종 위원회를 구성하고 또 구성하여 실컷 들러리 세우고 결국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힘차게 밀고 나간다. 지지율 4%가 될 때까지! 다시 폐족이 될 때까지!

csj@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새마루 2018-08-26 22:27:48
교권이 무너져 버린 교육 현장을 바라보며 전교조 교사들마저 개탄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 지는 잘 모르나 봅니다. 전교조가 앞장서 그토록 부르짖던 학원 민주화와 학생인권의 신장이 역으로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의 목을 쳐버리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