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렀다. 그리고 "민주당이 반성하겠다. 6.1 지방선거에 기회를 달라"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라며 고개숙여 읍소했다.

박 위원장은 96년생으로, 2019년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에서 ‘n번방’이라고 불리던 디지털 성 착취 대화방에 잠입·취재를 한 인물이다. 박 위원장은 당시 ‘불’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해 ‘꽃’이라는 아이디의 동료와 함께 ‘추적단 불꽃’이라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위원장이 대중에게 신상을 공개한 것은 지난 1월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합류해 정치적 행보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3월에는 윤호중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본인을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를 추적해온 기자이자 활동가’라고 소개하면서, 권력형 성범죄 사건의 대다수 가해자가 속해있고 피해자들에게 ‘피해 호소인’이라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던 민주당에서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약 두 달 동안 박 위원장은 ‘인턴기자’ 40일의 경력을 ‘기자 출신’으로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시작으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향해 "평생 사람 잡아넣는 일밖에 한 적 없는 분"이라는 망언,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피격사건에 대해 날짜를 혼동한 것 등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박 위원장의 이번 사과에 역시나 민주당 내부의 강성 의원들과 당원들이 즉각 반발하며 내부총질을 멈추라 비난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호소문을 발표한 것이라 선을 그었다.

오합지졸 같은 민주당의 행태다. 이것만 봐도 권력형 성범죄와 갑질로 끊임없이 물의를 일으켜온 ‘내로남불’ 민주당의 586 기득권의 진면모를 볼 수 있다. 반성은커녕 여전히 여성·청년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며 그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일삼았던 행태에 일말의 책임도 없는 청년을 내세워 하는 ‘대리 사과’는 국민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본인들을 대신하여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청년의 목조차 비틀고 있는 민주당의 기득권 실세들이다. 이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에 사죄하며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면, 지난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다시 한번 국민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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