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단거리’ 첫 섞어쏘기...미사일 방어망 무력화 속셈
바이든 탄 에어포스원 美 영공진입 시간대 맞춰 발사
中러 군용기 카디즈 침범, 北 도발 동조 의도 있는 듯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북한이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귀국 시점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화성17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KN-23) 등 미사일 총 3발을 연이어 발사하면서 한미동맹을 겨냥한 무력도발에 나섰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한미정상의 강한 의지를 시험해보려는 북한의 무력도발로 한미동맹 강화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북한군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며 ‘핵 선제 타격’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핵을 ‘평화적 수단’,‘전쟁 억제 수단’이라고 평가하던 주장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자신들의 오랜 본심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이에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공격 위협시 핵을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을 한국 방어에 투입하는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확인했다. 한미 공동성명에서 확장 억제 수단으로 ‘핵’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 공격에 대비한 양국의 연합 훈련도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하지 않으냐는 논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정상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이날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을 사용한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고, 지난 정부 때 축소, 취소됐던 한미 연합연습·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의 날로 발전·확장되는 전술·전략핵과 미사일 기술에 대한 공동 대응으로 유사시 북한의 대남 핵공격을 막기 위한 ‘핵 억제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미 정상 모두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평가한 만큼 김정은 정권의 대미·대남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창설 이후 일본을 떠나는 시점에 맞춰 한미동맹의 대북전략에 대한 반발 의사로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섞어 쏘아 올린 화성17형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은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의 무력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핵실험 준비도 미리 준비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리한 여건만 조성되면 언제든 한미를 향한 군사도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점으로는 오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전후로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핵에는 핵으로’라는 한미동맹의 대북전략이 보다 강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타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김정은 정권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은 핵실험·핵전술 미사일 도발을 앞세운 대미·대남 압박에 당분간은 사활을 걸 것이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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