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화제의 연극 ‘햄릿’이 6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7월13일~8월13일 국립극장 해오름). 권성덕·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김성녀·유인촌·윤석화·손봉숙·길해연 등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원로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매일 6~8시간 후배들과 함께 연습 중인 이들의 평균 나이가 75세. 이번엔 주역 아닌 조연·앙상블로 무대에 선다. 강필석(햄릿) 박건형(레어티즈) 김수현(호레이쇼) 등 30~40대 후배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지난 25일 서울 충무아트센트 제작발표회에서 원로배우들은 "재능 있는 젊은 후배들과 ‘빛나는 조연’으로 설 수 있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햄릿을 여섯 번이나 연기했던 유인촌(72)이 이번엔 숙부 역이다. ‘배우1’ 역의 박정자(80)는 "무대 한구석이나 조명 밖에 비켜나 있어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 배우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어떤 배역을 맡느냐 자체가 배역에게 가장 큰 문제일 수 없으며" "연습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정말 행복하다", "나이 들어 대사 외우기 너무 힘든데 이젠 대사가 적어 좋다. 대사 많은 햄릿을 맘껏 응원하겠다"면서 햄릿 역의 강필석에게 외치기도 했다. "고기 많이 사줄게!"

2016년 햄릿 출연 당시 식도암으로 중도 하차했다 복귀한 권성덕(81)은 ‘무덤지기 2’와 ‘사제’ 역할로 돌아왔다. 이번에 노배우들이 가장 탐낸 배역이 ‘무덤지기 1·2’라고 한다. "그 역을 모두가 바랄 줄 알았으면 진작에 햄릿을 한다 할 걸. 100살 되면 100살 먹은 햄릿이 나올지 모르니 그때 또 한번 생각해보자"며 웃었다. 정동환(72)은 "값을 따지면 접근이 어렵지만, 가치를 따지면 쉬운 결정이었다. 진짜 하고 싶었던 무덤지기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무덤지기 1’역을 맡은 심정을 전했다.

이번 ‘햄릿’에선 출연진뿐 아니라 스타 제작진 또한 눈길을 끈다. 손진책(연출) 박동우(무대디자인) 박명성(프로듀서) 등 6년 전 ‘햄릿’ 때 그대로다. 제작진 역시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들이라 명품 무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연극계에 위기감이 없었던 적 없지만, 요즘 제대로 틀을 갖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단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도 성공 못하면 재앙 아닌가. 다들 아주 멋지게 소화할 것으로 본다"고 손 연출가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죽음 바라보기’를 키워드로, 삶·죽음의 경계를 어떻게 볼지 고민하며 이번 ‘햄릿’을 만든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며, 조기예매·지역·학생·경로우대·장애인·국가유공자 등 할인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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