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네 번째로 애리조나州 메사市 '10월 21일 한복의 날' 지정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州)의 메사시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기념하기로 선언했다. /연합
 

미국에서 ‘한복의 날’을 제정한 네 번째 도시가 탄생했다. 25일(현지시간) 재미(在美)차세대협의회(AAYC)에 따르면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州) 메사시(市)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기념한다.

애리조나의 주도(州都) 피닉스 인근에 자리한 메사는 인구 기준 주내 세 번째로 큰 도시다(인구 50만여명). 존 가일스 시장이 선언문에서 ‘한복의 날’은 이 지역 한인사회의 영향력과 한미우호 관계에 대한 존중의 표시라고 밝혔다. 선언문에 한복의 기원이 단군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의 전통문화란 내용을 넣었고, 한복의 본고장 한국에서 시행 중인 ‘한복의 날’과 날짜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점도 명시됐다.

메사의 ‘한복의 날’ 제정은 작년부터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복의 날’ 선포 움직임이 확산되자, 이에 힘을 얻은 애리조나 한인 사회의 노력 덕분이다. 애리조나주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한 팟캐스트 ‘미주한인 우리세상’을 진행하는 테바 유씨가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를 출연시킨 뒤 ‘한복의 날’ 제정 운동에 착수했다. 이어 배수영 애리조나 한인회장 등 한인 사회의 인사들이 나서서 메사 시 정부를 설득했다. AAYC도 선언문의 밑그림을 짜는데 노하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AYC는 지난 2017년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결성된 청소년 단체다. 김치와 한복을 중국문화라고 우기는 중국의 억지 주장에 충격을 받아, 지난 4월 테너플라이市를 설득해 미국 최초의 ‘한복의 날’ 제정을 성사시켰다. 현재 미국에선 뉴저지의 테너플라이와 클로스터, 콜로라도의 오로라市가 ‘한복의 날’을 선포했으며, 州 차원에선 뉴저지가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한복의 날’을 기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해 10월 18일 채택된 미국 州 최초 ‘한복의 날’ 뉴저지 의회 결의문에, 고조선 단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민족의 전통 의상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한복의 날’이 1996년 10월 21일 한국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사실 또한 언급됐다. 미국 50개 州 중 최초로 ‘한복의 날’을 선포한 뉴저지의 州都 테네플라이에선 작년 10월 21일 AAYC 주관 ‘한복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당시 브라이언 전 AAYC 대표는 "한국계 청소년들의 설득과 노력에 따라 뉴저지 州의회도 ‘한복의 날’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면서, "테너플라이와 클로스터뿐 아니라 더 많은 미국의 도시들이 ‘한복의 날’을 기념하도록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북동부의 중심인 뉴욕州 서쪽에 위치한 뉴저지는 인구 9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지자체다. 한국계 인구가 중국이나 필리핀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출신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저지 州의회가 ‘한복의 날’을 기념하기로 한 것은 한국계 주민들의 정치적 위상 변화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AAYC에 따르면,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한복의 날’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해 10월21일 뉴저지 테너플라이에서 처음 열린 ‘한복의 날’ 기념행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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