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뜬금없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놓자 정치권 안팎에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수준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도 없이 그저 ‘이전하겠다’는 주장만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인근 거주민들이 비행기 이착륙 소음과 공항 주변 건물 고도제한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포공항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큰 과정만 대략적으로만 따져봐도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조사, 정부 승인, 예산 편성 및 통과 등 여러가지다. 국회의원 4년 임기 내에 타당성 조사라도 마칠 수 있다면 다행이다.

게다가 김포공항은 이재명 위원장이 출마한 계양을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1958년 개항한 김포국제공항은 이름과는 달리 부지 대부분이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해 있다. 부지 일부가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걸쳐져 있는 정도다. 이 위원장은 본인 지역구 내에 있지도 않은 공항을 도대체 어떻게 이전시키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결국 면밀한 검토도 없이 비행기 이착륙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부도수표’나 다름없는 공약인 셈이다.

이 위원장에게 계양을 지역구를 비워주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마저 이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는 것은 더 심각하다. 송 후보는 이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발언이 나온 27일 이 위원장과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통합과 계양·강서·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약속했다.

송 후보는 "KTX로 제주도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이라며,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이 철도의 10~20배 많다는 점을 들면서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송 후보 역시 제주도까지 KTX를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해저터널 공사비용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제주도에서 결국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제주지역 관광 경영인과 교수들은 "제주도민 불편과 관광산업 종사자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제주를 사랑하는 관광 경영인·교수 모임’이라고 밝힌 107명은 29일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민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처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들은 "민주당이 김포공항을 없애고, 인천공항에 통합한다고 한다"면서 "그러면 제주도민은 서울지역으로 갈 때 영종도, 원주, 아니면 청주 공항으로 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 경기지역 사람들이 제주 관광을 오려면 영종도, 원주, 청주 공항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러면 제주 관광을 누가 오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당 지도부의 김포공항 폐쇄 공약에 반대한다. 제주의 생명줄을 함께 지켜줄 국민의 힘 허향진 후보를 지지한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이 공약을 폐지한다는 선언을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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