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미
김소미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4년마다 주요 건물과 거리에는 현수막이 걸리고 유세차가 현장을 돌아다니고 허공에는 후보들이 조금이라도 자기를 알리기 위해 확성기에 쉰 목소리를 외쳐댄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알록달록한 현수막들의 색깔로 시야가 어지럽고 확성기 소리로 인해 귀가 아플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지만, 다들 그러려니 한다.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것이라고 다수의 무관심 속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우리는 6·25 전쟁 이후에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가난한 나라를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자식 교육에 투자했다.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대학에 보내기 위해 논밭을 팔고 집을 팔고 소를 팔아 그렇게 공부를 시켰다. 그러다보니 전국민이 교육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다 되었다. 명절이든 식사자리든 술을 마시는 자리든, 교육에 관해서는 다들 한 마디씩 하고 정부에 갈 길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와 교육은 관계가 없는 것일까? 교육감 선거도 치러지지만 누가 나오는지 정책은 어떤지 잘 모르고 적당히 투표한다. 정책은 도외시한 채 진영 논리만 가지고 단일화만 외치는 광경이 한심하게만 여겨진다. 미래의 우리나라를 책임질 2세들에게는 국가의 운명을 짊어질 중요한 선거인데 별로 관심이 없다. 그저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방선거로 뽑히는 선량들이 교육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두말할 것도 없이 우선 교육감이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구청장 선거는 어떨까? 구청장들은 지역에 교육 관련 투자를 한 사실을 맨앞에 내세운다. 재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 점은 시의원도 마찬가지다. 시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의 학교에 직접적이나 간접적으로 시설예산이나 교육활동 관련 예산을 배정할 수 있다. 그 지원 액수가 수천에서 수억까지로 될 수 있다. 상당히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선거 중에서 교육감 선거가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서울에서는 조희연 교육감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8년의 좌파 이념교육이 이제 12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말아먹은 서울시 교육을 나락으로 빠뜨리려 교육감에 또 도전하고 있다. 3선을 막고자 중도·보수 후보들이 지난 2월부터 서울시민 앞에 단일화를 약속하고 단일화를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다. 기대가 컸다. 그도 그럴 것이 5인의 후보가 서명하고 사인까지 했다. 언론이 보는 앞에서 모두 손을 잡고 단일화를 위한 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이것은 보수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출발이었다. 그런데 잉크가 마르기 전에 한 사람이 대오를 이탈했다. 다른 한 사람은 경선 결과 발표 전 이탈했다. 어이없는 일이다. 다른 자치단체의 장도 아닌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교육감 후보들이다. 어떻게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깰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이 교육감 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조희연 교육감과 전교조의 좌파 이념교육으로부터 이제야 서울시민들은 상식과 공정에 맞는 중도·보수 교육감을 맞이하려는 부푼 꿈을 가지게 되었는데 느닷없이 단일후보 선출에 심판으로 주 역할을 했던 사람이 내가 단일후보가 되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전직 교육부 장관을 했다는 사람이다. 어이상실이다. 그리고는 사퇴한 후보를 끌어들여 둘이서 단일화를 하고 나머지 후보들이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희한하고 괴상한 망발을 하였다. 그럼 애초에 경선에 참여를 했어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후보를 사퇴했지만….

서울시민들은 어리둥절을 넘어서 분노에 가까운 심정이다. 심지어는 상대 진영에서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를 분탕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약속을 하고 초반에 탈퇴했던 사람은 또 다른 단일화 선출기구를 만들어 거기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단일화를 위한 기구의 단일화를 해서 모든 후보들을 불러모아 재단일화를 하겠다고 한다. 필자도 이참에 단일화 기구를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한심한 생각을 하면서 입가에 쓴웃음이 떠오른다. 지금 시중에는 재단일화라는 듣기 힘든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재단일화에도 실패하면 재재단일화를 할 것인가? '개콘'이 없어진 이유가 이래서인가 싶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존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약속을 지키면 된다. 지난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퇴한 것이 서울시민의 뜻을 저버린 것이라 사과하고 선출된 후보의 손을 들어 주면 된다. 스스로 중도·보수 후보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교추협의 단일화 기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선출된 후보와 손을 맞잡고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그게 대의이자 서울시민들의 뜻을 받드는 길일 것이다. 우파가 서울시교육감을 되찾아 와야 서울교육이 되살아나고 대한민국의 교육이 되살아 날 것이다. 이제 교육감 후보들의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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