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군사르포】 『일본의 병참』 제2편
【해외군사르포】 『일본의 병참』 제2편
  • 더 자유일보
  • 승인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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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병참(兵站 ; logistics)을 경시하는 좋지못한 전통  

쇼와(昭和)의 전쟁・헤이세이(平成)의 전쟁 

Japan In-depth 2018/8/25

히야시 신고(林信吾, 1958년생, 작가・저널리스트)

히야시 신고의 ‘서방西方견문록’

 

【요약】

・제2차 세계대전 중 구일본군은 병사를 소모품으로 간주했다.

・반면 미군에서는 ‘엘리트가 돌격의 선두에 선다’는 전통이 있었다.

・지금의 일본의 엘리트는 “사람에게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있다”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전쟁론>의 저자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말했다. “전쟁수행능력이란 전쟁자재(물자와 인원)의 양과 의지(意志)의 강도를 축적하는 데 있다.” 이 말이 거짓말인지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쟁 중에 이 말을 인용하여 “의지의 강도라는 점에서는 일본군대가 세계 제일이다. 이 의지로 자재와 물량의 차이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는 따위로 자기 딴에는 진지하게 강연한 구 일본군 장군이 있었다고 한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사실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국가총력전이라는 개념이 확립된 이래 ‘불타는 애국심’이라는 충용무쌍의 강병 같은 요소를 제아무리 나열해 봤자 물량적인 우열 앞에서는 의미가 없어져 버린 것인데도.

구일본군은 장병을 단순한 전투자재로 간주하면서 살아있는 사람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 이는 사실이다. 아니 장병이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모품’으로 간주된 것은 역시 징병제도로 모을 수 있었던 하급병사였다.

텐포-센(天保銭, 육군대학교 졸업생 기장을 말함註※1)이라든가 은사(恩賜)의 군도조(軍刀組< 육군대학의 성적 우수한 자에게 천황이 내리는 군도軍刀)등으로 불리던 엘리트들은 후방의 안전한 곳에서 명령을 내릴뿐이었다.

가미가제 특공대도 직업군인들은 가능한 예외였다. 학생 출신으로 속성훈련을 받은 학도 동원조와 요카렌(豫科練, 海軍飛行預科練習生)출신으로 고생 끝에 올라온 탑승원들을 자살 특공대로 계속 몰아넣었다. 해군사관학교(海軍兵学校)출신 엘리트들은 최후까지 온존시켰을 정도였다.

그러나 미군은 어떠했던가? 제2차 대전당시의 미군은 독립전쟁을 했던 민병이래로 ‘엘리트가 돌격의 선두에 선다’고 하는 전통이 지켜지고 있었다. 여하튼 뒤에 대통령이 되는 청년장교 두 사람도 최전선에서 구사일생의 체험을 했었다.

한 사람은 존 F. 케네디 해군중위다. 그는 초계어뢰정 PT109의 정장으로서 남태평양에서 작전 중, 일본 구축함 ‘아마기리(天霧)’와 충돌했다.(캄캄한 밤에 우연히 마주쳐 충돌했다고도 하고 일부러 선체공격을 했다고도 함)

목제 로 된 PT109는 선체가 두동강나 침몰했다. 승조원 중 3명은 즉사했지만 케네디중위는 부상한 부하들을 구명섹으로 묶어 6km를 수영하여 무인도에 표착시킨 후 오스트레일리아 연안경비대에 구조되었다.

天霧(아마기리) 출처:U.S. Navy
天霧(아마기리) 출처:U.S. Navy

여담이지만 케네디는 하버드대학시절에 미식축구시합에서 허리를 다쳤기 때문에(상대의 악질 택클!) 해군 입대도 한차례 단념하려 했었다. 거기에 이 조난으로 전후에도 오랫동안 요통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PT109에 승선하고있는 케네디중위 출처:U.S. Navy
PT109에 승선하고있는 케네디중위 출처:U.S. Navy

또 한 사람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1924년생, 아버지 부시) 해군중위다. 아들도 대통령이 되었기에 구별을 위해서 ‘파파・부시’, ‘부시・시니어’로 불리고 있다. 그는 모계 선조가 영국왕실의 외척(外戚)이었다. 그런 명문 출신이지만 고교졸업과 동시에 해군에 지원하여 어벤저뇌격기(雷擊機, Torpedo Bomber) 의 탑승원이 되었다.

부시 해군중위가 탑승했던 어벤저뇌격기(雷擊機, Torpedo Bomber) 출처:U.S. Navy Naval Air Station Jacksonville
부시 해군중위가 탑승했던 어벤저뇌격기(雷擊機, Torpedo Bomber) 출처:U.S. Navy Naval Air Station Jacksonville

그런 부시였지만 소위 때인 1944년 6월、마리아나외해 해전(Battle of the Philippine Sea)에서 일본함대에 대하여 어뢰공격을 시도할 때, 상공을 엄호하고 있던 일본의 레이센(零戦)전투기 총격으로 격추당했다 구조되었다.

또 중위로 승진한 다음인 1944년 9월에는 오가사와라열도(小笠原諸島)・父島외해에서 지상의 대공포화로 타고있던 비행기가 격추당했다. 이번에도 잠수함에 구조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 그는 다시 예일대학에 입학하여 정치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처럼 장래 나라를 짊어질 사람으로 보이는 엘리트들이 최전선에서 어뢰정이나 뇌격기를 타고 싸웠다. 、이른바 제일 위험한 일을 맡았던 것이다. 미군을 칭송한다고 말을 들을 것 같은데 어디까지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야기다.

물론 시대를 내려가서 베트남전쟁 무렵이 되면 미국도 예를 들어 부시 시니어같은 엘리트들의 자제들은 텍사스주 공군같은 데에 지원해서 모양상으로 ‘국방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가난한 계급 젊은이들을 징병해서 베트남의 정글로 들여보냈다.

일반적으로 미군이라고 부르는 것은 연방군이다. 미국은 각 주가 독자의 법률을 가지고 군대도 조직하고 있다. 즉 부시 쥬니어(아들 부시)는 연방군으로서 군에 복무한 경험은 없다. 그 후 오바마에서 트럼프는 군 경력이 없는 대통령이다. 지적하는 사람도 줄었지만 과거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군 경력이 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베트남전쟁은 전쟁목적이 애매한체 전투가 수렁에 빠져들었다. 또 가난한 계급병사들을 선두에 세운 차별구조가 있어서 지금에 이르러서도 ‘사상 가장 인기 없는 전쟁’이라는 평가가 정착되어버렸다. 엘리트들이 그 지위에 걸맞는 책임감을 보이지 않게 되면 나라가 기우는 것이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케네디도 아버지 부시도 ‘구사일생’으로 전장에서 무사히 돌아와 대통령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이다. 미군 잠수함부대에는 군의관까지 승조한 구난전문함이 잔뜩 있다고 한다. 또 미군은 지상전에서도 부상병 구호에는 특히 주력하고 있었다.

무기는 대량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파괴되어도 곧바로 신품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전에 단련된 장병은 그렇게 간단히 대신할 수 없다. 일본은 이 사실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본의 동맹국이었던 나치스 독일도 인명존중의 이미지와는 좀 멀어도 어쨌든 전차의 포탑측면과 차체하면에 긴급탈출용 해치를 설치하는 등 전장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고안을 빈틈없이 했다.

일본 헌법개정 논의와 병행하여 징병제도 부활도 거듭해서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차세대에 일본인이 징병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전쟁은 드론을 사용해서 테러리스트를 뒤쫓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전투형태로 되어 있다. 군대의 머리 수를 늘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한편으로는 무기의 하이테크화가 진행되고 있다.

군대에서도 이공계 학력이 요구되고 있다.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격차사회가 이대로 방치되면 미국에서 지금 현실화되고 있는 ‘경제적 징병제’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다.

수년전에 ‘파견사원의 일방적 해고’ 때에도 지적되었지만 기계는 정지시켜둬도 되지만 사람에게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있다. 이런 정도 조차 지금 일본 엘리트(구채적으로는 정치가와 관료, 또 대기업 중역들)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 첫번째는 비극으로서, 두번째는 익살극으로서” 이것은 칼 마르크스의 말이다. 잘못된 엘리트주의가 나라를 망친다는 역사만은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註※1 ...텐포-센(天保銭)은 에도막부(江戸幕府)가 天保연간(年間)에 만들었던 타원형의 동전(銅錢)을 말하는데,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육군대학 출신장교를 일컫는 속어임. 육군대학을 졸업한 장교에게 수여하는 기장의 모양이 이 동전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텐포-센은 출세의 길이 훤한 참모장교라는 뜻이 있다. 최전선의 고생을 하지않고 펜대만 쥐고있었던 실정 모르는 엘리트들이라는 평을 들었다. 심하게 혹평하는 장성은 일본육군은 육군대학출신이 망쳤다고 말한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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