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시절 전방관측소(OP)를 찾아 전방지역을 바라보던 윤석열 대통령. /연합
후보 시절 전방관측소(OP)를 찾아 전방지역을 바라보던 윤석열 대통령. /연합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국방부가 공식 발간하는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한 것이 확인됐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대적관(對敵觀)을 중심으로 장병 정신교육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대북(對北) 안보관 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윤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11일 장병 정신교육자료에 "북한의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위협이며, 이러한 안보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 정권과 북한국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됐다.

국방부 정책기획관실에서 제작한 정신교육 자료는 매주 월요일 야전 배포용 국방일보에 별지 형식으로 게재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휘관들은 매주 수요일 정신교육을 실시한다.

이 같은 문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국방백서에 처음 등장해 2016년 국방백서까지 사용됐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남북 화해무드를 조성하던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는 이 같은 표현이 사라졌다. 이 기간 군은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표현을 썼다.

이번 ‘북한군=적’ 표현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대적관(對敵觀)을 중심으로 장병 정신교육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밝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에 대한 장병들의 대북(對北) 안보관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지난 5년간 쓰지 않던 문구를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되살린 것에 대해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육군 대령)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 정부 국정과제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그 일환으로 이번에 관련 내용을 작성했고, 이 달 둘째 주부터 관련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울러 국방부는 ‘북한군=적’ 규정에 이어 이달 2주차 장병 정신교육 주제로 ‘튼튼한 안보를 위한 자세’를 선정하고 북한 도발에 강력 대응했던 2010년 연평도 포격전을 병사들에게 교육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 대변인 직무대리는 "5월 둘째 주부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시킬 수 있도록 그런 내용을 교육을 하고 있다"며 "연장선상에서 향후에 이뤄지는 여러 가지 교육에서 동일한 내용의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국방부는 올 연말 발간될 예정인 2022년 국방백서에는 ‘북한군·북한정권=적’ 표현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 ‘적’ 개념을 무력 도발 주체인 북한군과 배후 세력인 북한정권으로 한정해 표현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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