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의 폭격기 B-1B 랜서. /미 공군
미국 공군의 폭격기 B-1B 랜서. /미 공군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임박 징후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본토에서 괌으로 전진배치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와 독립기념일 전후로 핵실험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전개가 대북 억지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최근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후 이틀 만에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섞어쏘기’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이와 함께 북한이 조만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도 이에 대응해 B-1B 전략폭격기를 괌 기지로 전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기간에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합참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시설과 지역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고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도 2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해 "군사적 관점에서 적절한 대응을 모색할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향후 수주 내 사우스다코다 기지에 배치된 3~4대의 B-1B 전략폭격기를 괌 앤더슨 기지로 전진배치할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도 30일 보도에서 B-1B 전폭기가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으며 논스톱으로 이동한다고 전했다.

미 공군은 정례적 순환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의 핵실험 도발 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B-1B 폭격기들은 괌에 배치돼 있다가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을 하면 즉각 한반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폭기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핵을 탑재하지는 않지만 수백 km 밖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 시설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는 유도무기 등을 다량 장착하고 있다.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정점에 달했을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까지 접근해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 밖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마다 한반도로 날아와 대북 경고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B-1B 전략폭격기는 2018년 이후 남북·북미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면서 한반도에 전개되거나 연합훈련 등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지속적인 ICBM 발사로 도발하고 있고, 특히 핵실험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5년 만에 한반도 전개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만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B-1B 전폭기는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억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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