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산공화국... 베이징 리포트
中, 파산공화국... 베이징 리포트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8.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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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으로 날이 새고 지는 중국 재계

지난해 9000개 기업파산, 올해는 1만개 넘길 듯

중국 재계에 파산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름만 대도 알만한 대기업을 비롯한 크고 작은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 부채 과다 등의 각종 원인으로 쓰러진 기업들의 현실이 상황을 잘 말해줄 것 같다. 중국 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무려 9000여 개의 기업들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6년에 비해 무려 6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올해에는 최소 1만 개를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의 한 식용유 가공업체[AFP=연합뉴스]

충격적인 사례도 꼽을 수 있다. 산둥(山東) 르자오(日照)에 본사를 둔 최대 대두 수입업체인 천시(晨曦)그룹의 파산이 대표적이다. 최근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도산했다.

베이징의 내로라하던 부동산 업체인 중훙(中弘)의 케이스도 기가 막히다. 뭔가 위태위태한 느낌을 주는가 싶더니 급기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도산의 운명에 직면했다. 성공한 기업인으로 대중의 부러움을 샀던 왕융훙(王永紅·45) 최고경영자(CEO)는 남몰래 홍콩으로 야반도주했다.

와하하 그룹 쭝칭허우(宗慶後) 회장. 마흔을 훌쩍 넘겨 창업을 시작한 그는 중졸 출신 농장 일꾼에서 억만장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중국의 신화적 인물
와하하 그룹 쭝칭허우(宗慶後) 회장. 마흔을 훌쩍 넘겨 창업을 시작한 그는 중졸 출신 농장 일꾼에서 억만장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중국의 신화적 인물

◇성공한 기업인 왕융훙, 홍콩으로 야반도주

도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면면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음료 회사로 유명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소재의 와하하(娃哈哈) 그룹을 우선 꼽아야 한다.

이 그룹은 한때 창업자 쭝칭허우(宗慶后·73)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의 반열에 오른 적도 있으나 지금은 완전 상전벽해다. 과거의 영광이 진짜 무색할 만큼 퇴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을 들여다봐도 잘 알 수 있다. 2014년 720억 위안(元·12조2400억 원)에 달했으나 해마다 계속 줄어 2016년에는 급기야 455억 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반토막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충칭(重慶)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판(力帆)자동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와하하와 동병상련의 처지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2012년에만 20만 대 가까이 팔았던 차량 대수가 지금은 10만 대도 버겁다.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파산 신청을 하거나 빠른 시일 내에 회사를 매각하는 게 그나마 대안이라는 자조적인 한탄이 회사 내에서 나오고 있다.

◇특단 조치 없으면, 실업자 7500만명∼1억5000만명

현재 적지 않은 기업들이 파산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업계는 역시 버블이 잔뜩 낀 부동산 분야가 단연 꼽힌다. 가만히 놔두면 시장 1∼20위 업체들도 파산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공유경제, 인공지능(AI) 업계 역시 파산과 도산 공포에 전전긍긍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중국의 중소기업들은 향후 4년 내에 50% 전후가 파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고용 시장은 엄청난 충격을 받아 최소 7500만 명, 최대 1억5000만 명이 실업자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산의 유령이 중국 재계를 배회하고 있다.

jst@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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