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마라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양광모(1963~)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양광모의 시편들은 해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 평범한 일상적 언어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현학적이지 않고 수사와 기교도 없다. 그래서 독자는 마음이 편안하다. 그러니까 그의 시는 말하자면 대중적이라는 얘긴데, 이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그의 시편들은 노랫말에 적합해서 실제로 많은 통기타 가수들이 그의 시편에 곡을 붙여 노래 부른다. ‘멈추지마라’도 그 중 한 편인데, 선 작곡 후 가사가 아니라 이미 있는 노랫말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붙이는 식이다.

삶의 목적을 잃은 채 방황하는 현대인들이 너무 많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 채 방황한다. 바쁜 일상을 핑계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지도 않는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은 다만 지루할 뿐이다. 권태의 미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목적 지향적 삶을 살아야 한다. 목적 지향을 꿈이라 해도 좋으리라. 목적과 목표는 엄연히 다른 말이다. 목표란 단기적인 실적이며 목적은 방향성이다. 현대적 삶의 병폐는 목표만 있을 뿐 목적이 없다는 데 있다. 학교에서도 이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목표를 이루었을지언정 목적, 즉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삶은 공허하기만 하다. 꿈과 지향이 없는 삶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삶과 다를 바 없다.

행복한 삶은 꿈과 목적이 분명한 삶이다. 목적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하고, 기왕이면 위대한 꿈을 꾸어야 한다. 위대성이란 먼 데 있지 않고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그건 비개인적 힘이다. 무슨 말이냐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생이란 작은 배 /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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