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연상모

최근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정치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사용 가능성이다. 당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중국 내 일부 인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킨다면 그 다음 중국의 공격 대상은 대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순응하지 않아 러시아의 무력공격을 받은 것처럼, 중국에 순응하지 않는 대만도 중국의 무력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 중국과 대만을 지키려는 미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에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사용 가능성은 있었다. 중국의 인민일보는 2020년 10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불장난을 하면 죽는 길밖에 없다"고 했고, 시진핑 주석도 대만과 가까운 광동성의 한 해병대를 시찰하면서 "모든 생각과 힘을 전쟁준비에 두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만에 첨단무기를 계속 수출하는 등 ‘대만 요새화’를 강화하면서 중국군에 대항해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조만간 대만을 침공하고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당분간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사용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쉽게 군사적으로 굴복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중국도 대만을 쉽게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다. 대만은 중국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이나, 중국의 무력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력을 강화해 왔다. 반면 중국은 군사적으로 아직 미국에 열세다.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군사기술은 질적 차이가 많다고 평가한다. 최근 중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무기를 양적으로 증강해 놓았을 수 있으나, 미국과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면 무기의 운영과 질적인 면에서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이 대만을 무력침공할 경우, 중국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고 상당기간 동안 국제적으로 고립당할 것이다. 중국이 표면적으로 주장하는 ‘평화적 발전’은 좌절될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러시아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무력공격한다면, 미국과 유럽국가들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더 강력하게 중국을 제재할 것이다.

셋째, 중국은 역사적으로 실용적이며 노련한 대외정책을 구사해 왔다. 자존심이 강한 마오쩌둥도 미국에 대한 중국 국력의 상대적 열세를 인정하고 저자세를 취하며대만 문제를 보류해 왔다. 이러한 중국의 실용적인 외교를 감안할 때, 대만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만 문제와 관련, 중국은 수사적으로는 국내적 ·대외적으로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는 대만과 미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을 강화할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미국 간, 중국과 대만 간 관계가 상당히 악화될 것이다. 최근 중국의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시진핑은 강력한 대외정책을 통해 국내 권력 강화를 노리고 있어, 중국 민족주의의 중요 부분인 대만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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