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양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저속 충전기 비중이 높아 질적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 ‘이피트(E-pit)’. /현대차그룹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양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저속 충전기 비중이 높아 질적 향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 ‘이피트(E-pit)’. /현대차그룹

우리나라의 전기차 인프라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국제기구의 통계가 나왔다.

3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2022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가 2.6대로 집계됐다. 수치가 낮을수록 충전 인프라 보급이 잘 돼 있어 전기차 보유자들의 충전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번 한국의 2.6대는 조사 대상 30개국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세계 평균은 9.5대였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7.2대)은 물론 전기차 천국으로 불리는 유럽(15.5대)도 크게 압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충전 인프라의 성능과 충전 속도까지 고려한 ‘전기차 1대당 충전기 출력’ 지표에서도 한국은 6.5㎾로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3.8㎾, 유럽은 1.0㎾, 세계 평균은 2.4㎾였다.

다만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며 전동화 전환에 본격 돌입한 만큼 배터리 완충에 걸리는 시간이 긴 출력 22㎾ 이하의 저속 충전기 비중이 높다는 부분은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지난해 기준 국내에 설치된 충전기 10만5000대 가운데 저속 충전기 비중이 무려 86%(9만대)를 점하고 있다. 세계 평균은 68%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지표가 높게 나온 것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확대를 앞두고 좋은 신호"라면서도 "단순한 수치보다는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의 충전 편의성 확보를 질적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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