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제 시작... 워싱턴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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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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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 아직 안나와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계자 및 기업가들을 포함한 200여명의 수행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여 다시 한 번 김정은에게 존중과 예를 표했다.

필자는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두 명의 한국인들과 생중계로 보도된 평양 정상회담을 지켜봤다. 중계방송을 보던 한 친구는 저녁 식사를 망쳤다며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올해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만남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필자는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이 핵과 ICBM을 포함한 미사일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정은은 핵포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미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과 몇 차례의 친서를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다. 김정은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역내 안정을 도모할 수 있었고 진전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양국의 회담이 이뤄지는데 문 대통령의 도움과 역할이 컸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번 평양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첫 번째 정상회담과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만남을 떠올리게 한다. 노 전 대통령 임기 때, 대통령 비서실장 자격으로 정상회담 자리에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으로 전임 대통령들의 오랜 염원과 꿈을 이룬 듯이 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결실이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며 “미북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는데 이번 평양 만남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2차 미북정상회담의 여부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큰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첫 날 회담을 마치고 김정은이 “비핵화를 위한 추가적 조치를 취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으나 추가적 조치에 따른 미국의 대응에 따라 조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공동으로 서명한 문건에는 북한 측이 주요 핵 시설인 영변 핵실험장의 “영구적 폐쇄”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 합의 또한 미국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즉, 미국이 “평화협정”에 체결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현 상황이다. 평화협정은 곧 2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진다. 또한, 이 협정은 유엔사 해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으나 여전히 북한 측은 이미 완성된 핵 기지와 핵 및 미사일 생산시설의 위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이 처음으로 비핵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으나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여길 것이며 평양 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이번 회담으로 양국 간의 관계가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최측근 정치계 인사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평화협정 체결 혹은 적어도 2차 미북정상회담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의 어조로 김정은과의 친밀한 관계를 증명하듯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데 합의했으며 이는 국제 전문가들을 대동하여 실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폐지하겠다는 의미다”라며 “더 이상의 로켓 발사나 핵 실험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이 곧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남한 측은 이미 DMZ내 11개의 GP를 시범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른 민감한 사안들은 아직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북한 측은 수백 수천명의 규모에 달하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고 남한 측도 인권 유린 문제나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문 대통령의 말대로 김정은이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에 방문한다면 그 이후에 해답의 실마리를 조금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로 김정일의 서울 방문이 제기되었지만 끝내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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