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대한민국 보수정당 역사상 최연소 당대표이자 두터운 팬층을 지닌 이준석의 행보는 언제나 화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행을 발표했다. 지방선거 직후 최측근인 김철근 정무실장과 박성민 비서실장·정동만·태영호·허은아 의원 등 10여 명을 대동해, 본인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우크라이나 자유·평화 연대 특별대표단’을 꾸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고 한다. 알려진 바로는 주요 인사들과 만나 피난시설과 병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정에 대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겠다는 취지이며, 우리 국민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마음 깊이 안타까워하고 조속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고 있기에, 이러한 국민의 염원을 담아 우크라이나 국민을 뵙고 위로를 건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용산 대통령실 회동에서도 논의됐다. 당시 이 대표는 대통령에게 친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친서 전달 가능성에 대해 "이 대표는 대통령 특사가 아니다"라며 엄격하게 선을 그었다.

6·25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이 수많은 국가의 원조를 받아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여당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가는 것이 무슨 문제인가’ 싶을 수도 있겠으나, 국제질서는 냉엄하다. 개인 자격으로 우크라이나에 갔던 방송인 이근 씨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나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가 방문하긴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국가들의 안보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의 경제환경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우려가 많은 상황이기에 정치권의 관심은 필수다. 하지만 일개 당대표와 정치인들의 행동은 자칫 대한민국의 국방·안보·외교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문제를 논하는 것이 우습다. 이 대표는 "왜 하필 지금이냐"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되었다"는 성 상납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 나아가 서울지방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서 성 상납 및 금품수수, 향응 수수 등을 수사하고 있다는 이 시점에 말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엄격히 지키고 있어, 몇몇 주장만으로 피의사실을 단정지을 수 없다. 다만, 범죄심리학에서는 ‘범인의 거짓반응 행태’에 대한 여러가지 비언어적 행태와 반응을 가르친다. 쉽게 말해, ‘범인은 뭔가 부자연스럽다’라는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지는 것인지, 배가 떨어지는데 까마귀가 나는 것인지 필자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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