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박동원

2018 지방선거엔 홍준표가 있었고 2022 지방선거엔 이재명이 있다. 자수성가에 입지전적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이다. 둘 다 대선패배 후 바로 복귀해 당을 이끈다. 개혁과 쇄신보다 자기 입지에만 골몰한다.

4년 전 자유한국당이 대패한 2018 지방선거가 6월 1일 치러진 2022 지방선거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다. 역사가 한번은 희극으로 또 한번은 비극으로 재현되듯, 4년 전 웃은 자들이 이번엔 울고 있다. 4년 전 참패의 중심에 홍준표가 있었다면 이번엔 이재명이다.

아이러니하게 둘 다 흙수저 자수성가의 입지전적 인물들이다. 둘 다 법조인 출신에 대선에 패배했다. 홍준표는 2017년 3월 다 찌그러지고 있던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 패배하고 7월에 당대표가 된다. 그는 당 개혁에 나서기보다 당을 사당화시켜 이듬해 8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한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 경북 2석만 지켰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자유한국당은 53개만 가져갔다. 심지어 박정희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장이 민주당이 되는 사상초유의 이변이 벌어졌다. 기초단체장 서울은 서초구를 제외한 25개에 1개, 부산은 16개에 2개, 경기도도 31개에 2개만 자유한국당이 가져갔다.

광역의원도 초토화되긴 매한가지. 서울 110석 중 6석, 부산 47석 중 6석, 경기 142석 중 4석, 인천 37석 중 2석만 자유한국당이 챙겼다. 경남도 58석 중 21석에 그쳤다. 지역 골간조직의 와해는 2020년 21대 총선으로까지 이어져 범민주당 계열이 183석을 가져간다. 결국 홍준표는 대패 책임지고 사퇴한다.

당시 홍준표는 막말을 연일 쏟아내며 자유한국당 후보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미지 변신을 노렸지만, 이때 기억이 이어져 당원들이 홍준표를 거부했다. 2017년 7월부터 약 1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홍준표는 당 개혁은커녕 수긍하기 어려운 인사를 반복하며 당을 사당화시켰다.

4년 전 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후 마땅한 대안이 없어 대선 패배 4달 만에 홍준표를 당대표에 앉혔듯, 민주당도 이재명을 계양을 출마에 선대위원장까지 맡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도 연일 뻘짓을 하면서 대패를 예고했다. 이재명 측근 ‘처럼회’의 뻘짓, 이재명이 앉힌 박지현의 당내 갈등 유발, 당쇄신 의지 없는 지도부 등등.

지금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의 ‘데자뷰’다. 더구나 막판 ‘김포공항 이전’ 이슈는 홍준표 막말에 버금가는 대형 악재가 되었다.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이 홍준표를 피했듯 이재명의 김포공항 이전 이슈를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김포공항은 한해 연인원 2500만이 이용하는 국내선으로는 세계 최대의 공항이다. 제주 노선만 1년에 1700만, 부산 노선이 540만으로 이전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고 인천공항도 포화라 사실상 불가한 정책이다. 그래서 지난 대선 민주당 내 정책 검증에서도 피해가 너무 커서 폐기된 안이다. 이재명은 자기 하나 살자고 지방선거에 나선 다른 후보들을 벼랑 끝에서 등 떠미는 짓을 한 것이다.

홍준표와 이재명은 비슷한 성장환경에 오로지 출세만 위해 달려온 이들이다. 둘 다 굉장히 독선적이고 거침없으면서 거칠다. 숙고하기보다 직설한다. 당 쇄신보다 자기 입지만 챙긴다. 한 명은 경기도지사, 또 한 명은 경남도지사 중도 사퇴 후 대선에 출마했다. 지방선거에 한 명은 보궐로 한 명은 당대표로 복귀했다.

둘 다 도지사 시절 자신이 옳거나 이익이 되는 일은 독단하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번 지방선거는 마치 2018 지방선거를 그대로 재현하는 듯하다. 호남을 제외하면 민주당은 대패했다. 민주당은 자기 희생 없는 리더의 독선에 당이 초토화되고 있다. 반성과 성찰은 실종되고 오만만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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