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공작사】북한의 편지공작 "황호연 포섭하라"
【대남공작사】북한의 편지공작 "황호연 포섭하라"
  • 유진
  • 승인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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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거물급 간부나 지인의 편지 또는 애용품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의 신분을 확인 및 증명한 다음 포섭하는 방식의 대남공작

6.25전쟁 정전 직후 북한의 대남공작은 6.25전쟁 전 남북협상파로 활동하다 월북한 상층 인물들의 편지를 휴대하고 침투한 다음 포섭대상을 접촉해 설득하는 방식으로도 진행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6.25전쟁 전에 김구의 한국독립당 중앙 집행위원을 지냈고 전후에는 야당인 민주당에 들어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강원도 평창 출신의 황호연을 포섭하려고 남파된 그의 친동생 황인연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대남공작부서인 연락부는 민주당 국회의원 황호연이 과거 김구의 남북협상 및 통일노선을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그를 포섭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1956년 여름 그의 친동생 황인연을 공작원으로 인입했다.

1946년, 북조선노동당 창당대회에 참가한 김두봉

연락부는 황인연의 형 황호연이 과거에 남북협상을 지지했던 인물이라는 점, 여기에 국회의원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 그래서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두봉의 편지와 남북협상파의 주요 인물로서 북한에 들어가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던 조소앙과 엄항섭이 쓴 자필편지를 황인연에게 주었다. 황인연이 황호연을 포섭할 때 위력한 증거자료 및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황인연은 6개월 동안 초대소에서 대남침투와 지하당공작에 필요한 훈련 및 실무교육을 받았다. 이후 연락부가 가져다 준 요인들의 편지를 휴대하고 1957년 봄 중부 산악지역 침투루트를 통해 강원도 평창에 있는 고향집까지 침투하는데 성공했다.

◇친동생 황인연 중부 산악 통해 평창 고향집 침투

고향집에 도착한 황인연은 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비호를 받으면서 서울에 있던 형 황호연과 접촉해 평양에서 가지고 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두봉의 편지와 조소앙, 엄항섭의 편지를 전달하고 설득했다.

형 황호연은 처음에 편지조자 받지 않고 자수를 권하다가 황인연이 강하게 반발하자 어서 빨리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강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 황인연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형을 계속 설득하면서 한편으로는 강하게 압박하자 황호연은 동생의 완강한 태도에 굴복하고 편지를 받아 읽어보고 동생과의 대화에도 응하게 되었다.

황인연은 태도가 약간 달라진 형을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해 그가 전쟁 전에 가지고 있던 정치적 견해를 지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북한과 협력하는데 동의를 얻어냈다. 공작임무를 완수한 황인연은 북한에 접선신호를 보내고 집에서 안내조와의 접선을 위해 기다리던 중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적발 체포됨으로써 그가 수행했던 공작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와 같이 포섭대상에게 접근해 북한의 거물급 간부나 지인의 편지 또는 애용품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의 신분을 확인 및 증명한 다음 포섭하는 방식의 대남공작은 6.25전쟁 정전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y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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