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이인선 수성을보궐 후보. /연합
1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부터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이인선 수성을보궐 후보. /연합

중앙정치에서 손을 떼고 대구로 내려간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구광역시장 당선을 확정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홍 당선인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중심으로 정치적 기반을 닦아 다음 대선에서의 역할론을 부각시킬 만한 체급 기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80%에 가까운 득표율로 20%에도 채 미치지 못한 서재헌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이겼다. 이로써 홍 당선인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고리로 다음 대선에 또다시 도전할 가능성을 열었다.

앞서 정치권에서 홍 당선인이 5선 의원 정치 인생 막바지로 지난 3·9대선에서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경륜만 놓고 봐도 이미 본인의 체급을 각인시켰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패한 홍 당선인이 본인 스스로 지자체장으로 물러나며 체급을 낮춘 것에는 분명 전략적 후퇴라는 묘수가 내재돼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 또한 존재했다. 특히 홍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되면서 이런 예측들이 들어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당선인은 일단 오래된 정치 경륜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기본 민심을 다지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자체장으로서의 경험도 있다. 홍 당선인은 경남지사 시절 땅 한평 팔지 않고 행정개혁, 재정개혁만으로 3년6개월 만에 1조4000억의 부채를 청산하며 광역단체 사상 최초로 빚 없는 경남을 만든 경험을 대구에서 적극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작아진 정치적 체급을 다시 키우기 위한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홍 당선인에 대한 인지도는 대선주자 급으로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팬클럽이 존재할만큼 높다. 보수 정당에서도 홍 당선인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홍 후보 역시 최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상대후보를 깎아내리는 비방 등의 행동을 자제했다. 반면 대선후보로 지난 대선에 나왔던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적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홍 당선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앞날을 거론하며 "같이 정치하는 입장으로서 여야를 떠나 참 딱하다"라며 걱정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이 후보가 ‘정치신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제주도당 등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들이 정치판을 키우려는 홍 당선인의 의도된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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