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50%대에 턱걸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이번 지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 역시 상승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유권자들은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둘 다 마음에 안 드는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현실이 못마땅한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치러진 제8회 지선 최종 투표율은 50.9%(잠정)다. 이는 제7회 지방선거(60.2%)에 비해 9.3%p 낮고 현행 방식으로 투표율 집계가 시작된 제3회 지방선거(48.8%) 이후 두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20대 대선 투표율(75.7%)과 비교하면 무려 24.8%p 낮은 수준이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68.4% 이후 2회 52.7%, 3회 48.9%, 4회 51.6%, 5회 54.5%, 6회 56.8%, 7회 60.2%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 흐름을 타는 추세였고 직전 지선에서 마(魔)의 60% 벽을 뛰어넘으면서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던 제1회 지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졌지만 이번 지선에선 50% 턱걸이로 급감했다.

지난달 27~28일 시행된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20.6%)이 기록되면서 전체 투표율이 60%를 넘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막상 본투표일에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수는 기대 이하였다. 대선이나 총선 등 다른 선거에 비해 지선은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통계지만 막상 급락 수준의 저조한 투표율이 기록되자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이번 지선이 대선 후 3개월만에 치러진 데다 여야가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열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지역 이슈가 사라진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와 본투표까지 3일간 투표를 했지만 누적투표수가 많아지기 보다는 분산투표 효과만 있었던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접전 양상을 보인 대전과 충남·북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하회했다. 대전은 전체 유권자수 123만 3557명 가운데 61만 2917명이 투표해 49.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5개 구별로는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유성구가 51.6%로 가장 높고 중구 50.2%, 대덕구 49.8%, 동구 49.0%, 서구 48.3% 등의 순이다. 충청권 4개 시·도 중 대전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는데 40만 명에 가까운 선거인을 보유하고 있는 서구에서 19만 2000여 명만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남은 전체 선거인 수 180만 3096명 중 89만 8497명이 투표에 참여해 49.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청양군이 70.5%를 기록해 유일하게 70%를 넘었고 금산군이 64.1%로 뒤를 이었다. 충남의 수부도시이자 가장 인구가 많은 천안시 동남구와, 천안시 서북구가 각각 42.4%, 42.2%로 가장 낮았다.

충북에서는 총 선거인 수 136만 8779명 중 69만 2375명이 투표에 참여해 50.6%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단양군이 67.8%로 가장 높았고 청주시 흥덕구가 44.0%로 가장 낮았다.

세종은 전체 선거인 수 29만 2259명 가운데 14만 9760명이 투표해 51.2%의 투표율을 보였다. 다만 세종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했지만 4년 전 지선과 비교하면 10%p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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