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달 용산구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6016만원으로, 지난달 5929만원 대비 87만원 오르며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일대 모습. /연합
지난달 30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달 용산구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6016만원으로, 지난달 5929만원 대비 87만원 오르며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일대 모습. /연합

서울 강남, 서초, 용산 등 최상급 입지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를 찾아 서울로 몰려드는 ‘역풍선효과’도 거세게 불고 있다.

2일 부동산시장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의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금액은 총 9788억285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거래금액인 2957억2400만원 대비 3.3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51건에서 158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강남구(3949억7853만원), 용산구(2980억7000만원),서초구(2095억6000만원),성동구(822억2000만원)에 집중됐다.

거래금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용산구 한남동이었다. 용산구 한남동에는 전년의 1259억2000만원보다 2.2배 증가한 2810억7000만원의 거래금액이 몰렸다.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거래가 주를 이뤘고, 최고가로 거래된 아파트는 파르크한남으로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268.95㎡가 120억원에 팔렸다.

용산구 한남동에 이어 서초구 반포동(2095억6000만원),강남구 압구정동(1619억8500만원), 강남구 도곡동(845억3726만원),강남구 청담동(831억6627만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에서는 반포동의 반포자이, 압구정동의 현대2차, 도곡동의 상지리츠빌카일룸, 청담동의 더펜트하우스청담 등이 거래를 주도했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아파트 상위 20%의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892만원, 하위 20%는 1억232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10.13이다. 배율이 높을 수록 가격격차가 심하다는 의미인데,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해 9월 8.7에서 10월 8.6으로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11월 9.3으로 다시 상승한 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7개월 연속 올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전용면적 135㎡ 초과 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7억1463만원을 기록했다. 4월보다 1756만원 올랐고,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1억3439만원 상승했다. 서울 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27억원을 돌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강남권 대형 아파트값은 평균 30억원에 육박했다. 강남권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월 29억3931만원으로 집계돼 4월보다 1815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의 27억8592만원과 비교하면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변동 없이 3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갔다. 경기(-0.03%)와 인천(-0.05%)의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였고, 전국 아파트 가격도 전주(-0.01%)와 동일한 하락폭을 유지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전국 부동산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최상급 입지의 똘똘한 한 채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여전히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및 세금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제시한 보유세 부담 경감 대책도 다주택자보다는 1세대 1주택자에게 선별·집중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 집값은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역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지금 아니면 못산다’는 불안감이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30년 이상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폭 완화, 과도한 기부채납 방지 등을 약속했다. 집값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신중론을 내비쳤지만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

당분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보유 심리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강남권, 한강변, 우수 학군과 학원가 주변, 교통망 확충 예정지, 5년 이내 신축 등의 주택 한 채가 부동산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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