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 ‘이재명 책임론’…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지난 3.9 대선 패배 직후 들어선 비대위는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였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중도 퇴진하게 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어갈 비대위의 비대위 체제를 의총에서 꾸려 조기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시간 30분간 비공개회의를 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 민주당은 향후 의원총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꾸리기로 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전원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위원장은 "비대위 일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에 더 큰 개혁과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주신 2974분 후보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선과 지선에 대한 평가와 전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 통해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도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두 번째 심판,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완벽하게 패배했다. 불행히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철저하게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는 총사퇴 전 비공개회의에서 대선 패배원인 분석과 평가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오늘 비대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지선 패배를 겪으며 소회들을 한말씀씩 했다"며 "향후 객관적인 평가에 따른 혁신방안 마련은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명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수석대변인은 "그렇게 (패배 원인을 이 위원장 책임론) 지적하는 비대위원도 있었다. 그런 부분도 다 결합돼서 패배 원인이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6·1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비대위는 지난 3·9 대선 이후 패배 책임으로 물러난 송영길 전 대표 등 지도부의 뒤를 이어 3월 14일 공식 출범했다. 출범 직후에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끄는 등 부적절한 모습을 보여왔고, 당내 반발 또한 거셌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내분을 최소화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오는 8월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었다.

민주당은 이번 지도부 궐위로 당헌·당규에 따라 박홍근 원내대표가 향후 비대위 전까지 직무대행 할 예정이다. 한편 임시 비대위가 꾸려지면 조기 전당대회 수순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게 필요하다면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8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는데 물리적으로 가능 여부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조기 전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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