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서울시장·민주 경기지사, 차기 주자 반열에
吳,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재선→사퇴→낙선→4선
金, 접전 드라마 같은 승리…대선주자 양보→도지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시청 본관에서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는 최초 4선의 역사를 쓴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를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자 단숨에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향후 서울시정은 물론 우파정권에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의 역할과 정치적 입지를 위한 보폭 넓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은 2일 당선 확정 직후 차기 대권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며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도 "지난 10년간 정체, 퇴보한 서울시를 바로잡고 다시 뛰게 해 글로벌 톱5 도시를 만들겠다"며 더 큰 도약의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당선인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대리인을 앞세워 당내 세력을 확장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 다지기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16년 전인 2006년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된 후 2010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8월 학교 무상급식 투표가 무산되자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과 2020년 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거듭 낙선하며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해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으로 지난해 치러진 4·7 보궐선거 당선, 이번 선거에서도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약 20%p 격차로 크게 이기며 서울시장 4선을 이뤄냄과 동시에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야권도 이미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를 견제해왔다. 이번 선거 기간 야당은 "오 후보 생각은 오로지 5년 뒤 대권에만 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 정치인과 겨루는 걸 염두에 두는 것 같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오 시장의 여권 내 역할이 커지면 커질수록 대권 주자로서의 인물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오 시장은 그동안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3선을 하며 지킨 서울시를 탈환함으로써 우파 진영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풍부한 행정 경험과 책임 있는 모습 등을 서울 시민뿐만 아닌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신뢰가 쌓인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4선에 당선되면서 앞으로 더 큰 역할이 마중 올 것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60% 대에 근접하는 득표율을 보여줬다. 특히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얻은 표보다 많은 260만 표를 득표함으로써 차기 대권주자로 인물 경쟁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도 이번 지선에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보이며 차기 대권주자 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김 당선인은 개표 직후부터 꾸준히 열세였으나 이날 새벽 5시32분께 역전,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경기지사 직은 직전 경기지사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직후여서 ‘경기지사=대권 후보’라는 인식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김 후보는 수도권과 충청, 강원, 영남 등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내줄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에게 승리를 안겨다 준 인물이다. 특히 향후 대권 주자 인물난에 허덕일 민주당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적임자로 눈도장 찍었다.

김 후보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민주당 내 주축 세력들과 다른 색을 내는 것도 차기 대권 주자로 김동연 당선인의 장점이다. 실제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경제와 부동산 실정에서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기도 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도 민감한 정치 이슈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선명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인터뷰에서 "도민과 국민께서 민주당 변화를 위한 씨앗을, 또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것 같다"며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또 그 씨앗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를 넘어 민주당의 체질 변화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특히 당권을 잡을 공산이 큰 이재명 의원과 달리 민주당에게 절실한 ‘중도 확장성’이 큰 인물로 향후 민주당 내 권력 다툼 보다는 자신 스스로 체급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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