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무소속 후보였던 강용석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경기도지사 무소속 후보였던 강용석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6·1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단일화 무산의 대가는 혹독했다. 우파 후보들 간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경기도지사 선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우파 진영은 모두 패배하며 ‘단일화=승리’라는 공식만 확인한 채 씁쓸함을 남겼다.

2일 경기지사 선거 개표 결과 당선자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 김동연 후보는 282만7593표를 얻어 득표율 49.06%를 기록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281만8608표를 얻어 48.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득표율 차이 0.15%p, 표차로는 불과 8394표였다. 우파 후보를 표방하고 나선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5만4758표를 얻어 득표율 0.95%를 기록했음을 생각하면 국민의힘과 김은혜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무산이 곧 패배로 이어진 셈이었다.

강 후보와 김은혜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고 강 후보가 얻은 표 중 절반만 김은혜 후보가 얻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도 아쉬운 심경을 드러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보면 강용석 후보와 단일화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5만 표가 김은혜 후보에게 갔다면 넉넉하게 이길 수 있었을까’라고 묻자 "가정 하의 이야기"라면서도 "경기도민 뜻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강 후보측에서는 단일화 제안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섰다. 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강 후보는 일찍부터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그런 요구는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했다.

차 전 의원은 "김은혜 후보의 패배 책임을 강 후보에게 돌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패배는 ‘자강론’을 주장하던 국민의힘 책임"이라며 "(단일화 요구에 대해) 최소의 타협안이나 그 쪽 후보의 방문조차 없었다. 그때부터 남남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우파 진영의 단일화 무산으로 인해 좌파 진영이 어부지리를 챙겼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우파·중도 후보를 표방한 박선영·조전혁·조영달 후보는 선거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채 결국 끝까지 선거를 완주했다. 좌파 진영에서는 사실상 조희연 현 교육감이 단일 후보로 나섰다.

개표 결과 조희연 교육감은 161만4564표를 얻어 득표율 38.10%를 기록했다. 2위인 조전혁 후보는 99만5518표로 23.49%, 3위인 박선영 후보는 97만8935표로 23.10%, 4위인 조영달 후보는 28만1090표로 6.63%를 기록했다. 2위 조전혁 후보와 3위 박선영 후보의 득표율만 합쳐도 46%가 넘는다. 4위 조영달 후보의 득표율까지 합치면 우파 진영은 전체 투표의 과반을 득표하고도 패배한 셈이다.

박선영·조전혁·조영달 후보는 지난 2월부터교추협(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에 참여해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경선 결과가 본인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 박선영 후보와 조영달 후보가 교추협을 탈퇴하고 독자 출마했다. 입으로는 ‘단일화’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본인으로의 단일화’만을 원했던 욕심이었다.

그런 욕심은 좌파 교육감인 조희연의 3선이라는 우파진영에게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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