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참패 끝이 아니다...더 남은 ‘필패’의 시간만 연장

‘민주당 심판 미완결’ 심리 커지며 끈질긴 악재로 작용
‘오만과 폭주의 아이콘’으로 여권의 손쉬운 타깃 될 것
이재명, 당을 제물 삼아 대선 재도전하며 더 나락으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이 생환했다.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당 입장에서 이재명 생환은 좋아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3가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 악재는 민주당 분열이다. 민주당 내 친문진영은 586전대협 세력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반면 이재명 진영은 90년대 대학을 다닌 한총련 세대가 주축이다. 이들은 친경기동부그룹, 종북 성향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한총련 세대가 보기에 전대협 세대는 기득권 집단이자 기회주의 집단이다. 이재명의 생환으로 이들의 분열과 대결이 본격화될 것이다. 더구나 이재명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면, 민주당의 패권전쟁은 현실이 된다. 그 과정에서 당의 분열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 악재는 이재명의 생환으로 국민들의 심판심리가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이재명의 생환으로 ‘민주당을 심판했다’는 국민심리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바닥을 쳐야 솟구칠 수 있는데, 여전히 바닥이 아닌 것이다.

세 번째 악재는 국민의힘에게는 여전히 이재명이라는 ‘타겟’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재명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전투의지는 더욱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검찰도 끊임없이 민주당을 괴롭힐 수 있는 구실을 갖게 되었다.

이렇듯 이재명의 생환은 민주당에게 크나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게는 이재명이라는 흥미진진한 ‘놀이기구’가 생겼다. 0.73%라는 근소한 표차의 대선 패배가 지방선거의 패배로 이어졌듯이, 이재명의 생환은 민주당의 부활을 가로막는 최고의 악재가 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거의 바닥까지 밀렸다. 광역단체장 17군데 중 12곳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고, 5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경기도에서 겨우 이겼지만, 기초단체장은 남부지역만 제외하면 국민의힘이 휩쓸었다. 16년 만에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의 생환으로 민주당은 바닥을 치지 못했고 따라서 반등도 힘들어졌다. 대통령선거에서 0.73%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172석 거대 정당이 또 이렇게 참패한 것은 이재명 책임이라는 지적이 높다. 김해영 전 의원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양을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은 큰 의미가 없다"며, 대선 패배를 책임져야 할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출마는 "납득하기 어렵고, 명분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견해는 이낙연 전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송영길·이재명의 출마는 반성과 쇄신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쳐졌고, 지방선거의 패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아직 더 패배해야 정신을 차린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졌는데도 172석을 가지고 ‘검수완박’을 강행통과 시키며 힘자랑을 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일할 수 없도록 ‘발목잡기’에만 열중하면서 ‘견제’만을 외쳤다. 그래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송영길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고, 이재명 전 지사가 계양을 지역구를 물려받아 후보로 나서면서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대선결과에 반성하기는커녕 172석을 가지고 ‘힘자랑’하며 ‘발목잡기’를 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심판한 것으로 봐야 한다.

문제는 민주당의 불행이 끝나지 않았고 이재명은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재명을 잘 아는 정치 전문가들은 "이재명은 절대로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과거 성남시와 경기도를 제물로 대선후보로 나갔듯이, 다시 민주당을 제물 삼아 차기 대선 가도로 달릴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이 있는 한 선거 패배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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