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4차 방북해도 北비핵화 비관적... 워싱턴 시각
폼페이오 4차 방북해도 北비핵화 비관적... 워싱턴 시각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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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즉흥적인 인물, 종전선언 동의 못하게 조언해야

●종전선언·평화협정은 최고 카드로 그 전에 비핵화 이뤄야

●강경화의 단계적 조치 제안 수용하면 미국은 바보가 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선뜻 기대할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북한의 핵 목록을 처음부터 요구하지 말 것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방북으로 폼페이오 장관은 영변에 위치한 주요 핵 관련 시설을 완전히 폐쇄하는데 확실한 합의를 얻어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귀 기울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과의 교착 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 복무한 다니엘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먼저 의제를 낼 수 있도록 하고 현실성 없는 조치를 내놓게 만드는 행위”에 대해 비난했다.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합의 및 보상을 제안하게 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적 협상 과정에서 우선권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강경화 장관은 주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WP(워싱턴 포스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협상 초기 단계에서 무기 목록을 요구한다면 검증을 둘러싼 차후 논쟁에서 협상 자체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강경화, “핵시설 어디? 보관·관리 어떻게? 지금 물을 필요 없어”

북핵에 대한 미국의 측의 궁금증 – “핵 및 미사일 시설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핵 보관 및 관리 시설은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영변 주요 핵 시설 왜 다른 곳은 어디인가?” 은 잠시 미뤄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강 장관이 이와 같은 입장을 견지한다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쇄를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한국 전쟁의 종전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방법 밖에 없다. 지난 65년 간, 남한 측은 유례없는 경제 발전을 이룩했으나 북한 측은 모든 자원을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사용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평화 협정을 미끼로 삼는 것은 큰 실수이다” 라며 평화 협정 체결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ICAS에서 주관한 심포지움에 참석해 “종전선언 혹은 평화협정은 비핵화와 맞바꿀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카드”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선언이 체결되면 1950년 이후부터 대한민국 방어군으로 계속해서 주둔해 온 주한 미군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현실에서 미국은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먼저, 강 장관이 언급한 대로 북한과 미국, 중국과 함께 올해 말까지 종전선언을 체결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과연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4차 방북이 ‘빈손방북’이 되지 않도록 김정은을 만나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었을까? 아니면 러셀 전 차관보의 표현을 빌려 “파티 플래너(party planner)”와 같이 2차 미북정상회담의 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그쳤을까?

지난 싱가포르 회담 당시를 생각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즉흥적인 인물인지 알 수 있다. 그는 최근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며 공식적으로 사랑 공세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한미훈련 취소 누구도 예상 못해

국방부, 국무부를 비롯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속해 있는 어떠한 정치 인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났을 때,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두고 “도발적인 행위”라고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목적과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체결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파 중 강경파로 불리는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현실적인 조언에도 불구하고 즉흥적이고 드라마틱한 반응을 선호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강 장관의 발언으로 미루어보아 지난 달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큰 틀에서 협상을 위한 기초적인 단계를 이미 구상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강 장관은 비핵화를 위한 초기 단계를 시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서울로 와 문 대통령과 강 장관과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2차 만남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과 강 장관이 지지하고 있는 협상과 보상에 앞서 영변 핵 시설 폐쇄의 검증을 어떻게 거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누가 폐쇄 검증 단계에 개입할 것인지, 주기적으로 영변을 방문하여 영구적으로 동결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칠지 등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영변 이외 어떤 핵시설 있는지 알아내는 게 관건

북한이 핵 목록 제출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떠한 협상이라도 순탄히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레리 닉쉬(Larry Niksch)는 “북한은 지속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며 “영변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또한, “어떻게 영변 이외의 다른 핵 시설의 존재에 대해 알아낼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전 미 국무부 고위 관료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강 장관의 단계별 조치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바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목표는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주한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몇몇의 분석가들은 김정은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김여정을 직접 파견하는 등 북한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군사적 위협을 멈추지 않는다면 “화염과 분노”에 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이렇게 급변한 현 상황을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WP(워싱턴포스트) 기자이자 논설가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David Ignatius)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한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운용의 묘”라고 설명하며 “먼저 부드럽게 접근한 뒤,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빅딜이 어떠한 모습일지 지켜볼 것이며 기틀이 잡혀 가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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