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현충일인 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참패를 두고 ‘책임론’ 공방에 빠져들었다. 대선·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이재명 의원이 져야 하며, 따라서 오는 8월 당대표 출마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게 민주당 내 중론이다. 이에 친이재명계는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하는 범친문계(친문재인)와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강하게 반발했다. 결과적으로 계파 갈등에 따른 공천 불안심리가 전당대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지난 대선 경선에 이은 2차 ‘명낙대전’(이재명과 이낙연의 경쟁)으로 확전될 양상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두 개의 계파(범친문계와 친이재명계)로 나눠져 ‘네 탓 공방’을 시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계 의원들은 대선·지선의 잇단 참패를 두고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은 ‘염치없는 행동’이라고 못박았다. ‘자생당사’(당은 죽었는데 자기만 살았다)라며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친문(親文)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는 당시 우리 당의 모든 사람들이 원했기 때문에 출마를 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출마를) 반대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은) 송영길, 이재명 후보가 나서서 그나마 이렇게(김동연 경기도지사·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 됐다고 평가를 한다. 과연 그런가"라고 물으며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가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이 계양으로 나서고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게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책임론’을 고리로 한 친문계의 대대적 공세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강력한 실천적 리더십을 보일 사람은 이재명"이라며 "끝까지 일을 매듭짓는 것도 책임을 지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친문계를 향해선 "이낙연 전 대표도 당대표 당시 민주당을 사당화 했었다"며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비호했다.

이 고문과 이른바 ‘7인회’ 등 이재명계 의원들 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은 지난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10년 전인 2012년 문재인 후보의 대선 패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후보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주장한 의원들이 있었다"며 "당시 문재인을 공격하면 안 됐듯 대선후보였던 이재명을 상처내고 공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흔들기를 하면 안 된다. 민주당에 득 될 게 없다. 저쪽 사람들만 이익이고 좋아할 일"이라며 "이재명을 찍었던 국민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계파 갈등 격화로 공천에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진영에서 당권을 잡으면 우리는 다 (공천에서) 죽는 거 아니냐는 불안심리 때문에 계파 갈등이 심한 것"이라며 "새로 구성될 혁신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뿐 아니라 공천 혁신 방안 등을 마련해 그 불안을 잠재우고 양쪽(이재명·이낙연)은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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