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 ‘OPEC 플러스’(OPEC+)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정례 회의를 열고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8000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원유시설. /AP=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 ‘OPEC 플러스’(OPEC+)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정례 회의를 열고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8000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원유시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달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국가를 순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최초의 중동 순방이다.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자, 미국 정부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에너지 기업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빚 대신 받는 것마저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에니(Eni)와 스페인의 렙솔(Repsol)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유럽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압박을 위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제재했었다. 고유가 상황을 수습해야 할 바이든 행정부의 고육지책으로 거래가 다시 허용된 것이다. 단, "유럽으로만 가야 하며, 원유를 다른 곳에 팔아선 안 된다"는 게 이번 결정의 핵심이다.

러시아산 석유 금수를 위해 대체 석유의 원활한 확보가 절실하며, 가장 유력한 대안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사우디 방문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당장 계획은 없지만 이스라엘 등 중동국가를 순방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에 간다면 사우디 방문도 포함될 것"이라고 답했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의 복원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사우디가 값을 치르게 하겠다",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특히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자로 지목됐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정확한 방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NBC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이 6월 말에서 7월로 연기됐으며, "걸프협력이사회(GCC)+3 정상회의에 맞춰 아스라엘 및 사우디 방문 날짜를 조율 중"이다. 중동의 정치적 안정과 석유 카르텔 무력화를 꾀하던 미국의 전략에 고유가 상황이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