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9일 최원일 전 함장과 전준영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 등 천안함 폭침 생존 장병, 연평해전과 북한 목함지뢰 도발 희생자 가족 등을 초청해 오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대통령이 서해 수호 순국 장병 유족들과 생존 장병 등을 만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최원일 함장 등 천안함 생존 장병 △천안함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유족 △연평해전과 북한 목함지뢰 도발 희생자 가족 등을 초청해 오찬을 갖는다. 초청자 명단에는 천안함 희생자인 고 민평기 상사 모친으로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게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물었던 윤청자 여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찬과 관련해 "그렇게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방문 당시 천안함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는 등 평소 천안함 폭침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대선 후보와 당선인 시절 그가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하는 모습도 종종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대선 출마 선언 직전인 지난해 6월에는 현충일에 즈음해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35)씨와 K-9 자주포 폭발 피해자인 이찬호(28)씨 등을 만나 "보훈이 곧 국방"이라며 "제복 입고 사회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예우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퍼져야 한다"고도 했다. 전씨는 당시 언론에 "평소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피해왔는데 윤 전 총장의 끈질긴 만남 요청에 마음을 열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이 서해 수호 순국 장병 유족들과 생존 장병을 따로 초청해 오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천안함 생존 장병 등과 만나 "보훈이 곧 국방"이라며 잘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윤 대통령이 1년만에 약속을 지키게 된 셈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지난달 10일 취임식에서 전씨가 ‘국민영웅’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했다. 또 박민식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지난달 31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전사자,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을 정화하는 작업을 직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최근 천안함 생존장병과 만나 ‘소주 회동’을 하며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6일 페이스북에서 "작년 출마 선언 전 대전에서 3시간 넘게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혁신적으로 보훈 시스템을 개선하길 바란다"고 했다.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최원일 함장은 "같은 나라 같은 장소에서 다른 현충일을 맞이하게 됐다"고 했다. 작년 추념식 때는 일부 생존 장병들이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대통령이 답하라’며 현충원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는데, 1년만에 대통령의 답을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도 이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영웅들의 희생이 남겨진 가족들의 눈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곧바로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하며 호국·보훈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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