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엔을 돌파하는 등 엔화가치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합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엔을 돌파하는 등 엔화가치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합

달러당 엔화가 20여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엔화가치 하락이 다시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에 역행하는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엔을 팔고 상대적으로 고금리의 달러를 사들이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달러당 132.75엔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지난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유로화 대비로도 7년 새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가치는 연초 달러당 115엔대에서 현재 130엔대로 급락했다.

일본은행이 엔저를 용인하는 이유로는 저물가와 국채 이자부담이 주로 꼽힌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와 엔저로 기업투자 증가와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을 꾀하고, 이를 통해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가 뒤따라 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최근 엔저는 물가 상승만 부추기고 긍정적 효과는 예전만 못한 ‘나쁜 엔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통화긴축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일본의 임금 인상이 부족한 만큼 경제 회복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쿄 외환시장 관계자는 "일본은행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긴축적 통화정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 환율 전망을 135엔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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