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전쟁 결사항전 의지
중국, 무역전쟁 결사항전 의지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8.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과 미국이 벌이는 치킨게임 같은 무역전쟁이 다음달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면서 종전을 맞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일보 후퇴는 바로 완전한 패배라고 생각하는 양국의 치열한 기싸움이 극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모른다는 긍정적 전망이 비관 속에서도 솔솔 솟아나고 있는 것. 한마디로 양국이 이대로 가다가는 둘 모두 망한다는 소위 양패구상(兩敗俱傷)의 위기감을 느끼고 협상에 나서려 하는 게 아닌가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결사항전을 위한 장기전 카드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이른바 불퇴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잊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명언을 반추하면서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동원 가능한 카드들도 총출동시키는 것 역시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이 카드들 중 중국 경제 당국이 가장 야심적으로 뽑아든 것은 역시 개인 소득세 감면 카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지난 10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조치로 이에 따른 연간 감세 규모만 3200억 위안(元·54조4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연히 무역전쟁에 필수적인 내수 부양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의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하는 비율)을 현행 15.5%에서 14.5%로 1%P 내리는 조치 역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내수 부양을 위한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이를 통해 1조2000억 위안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한 수출 기업을 독려한다는 차원에서 8일 수출 상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률을 기습 인상한 조치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실물 경제의 비용 저감, 복잡한 국제 정세 부응, 대외무역 안정 신장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이 일련의 카드들은 확실히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로 감세의 경우 향후 세수 확충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준율 인하는 안 그래도 악화일로를 걷는 위안(元)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실제로도 그렇다. 한때는 너무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속수무책의 약세를 보이면서 풍전등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별한 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중국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인식하는 1 달러 당 7 위안을 돌파하는 이른바 포치(破七)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이런 단정은 1일부터 7일까지의 국경절 연휴 이후 다시 개장된 역내 시장에서  1 달러 당 6.9 위안 이상으로 계속 거래되고 있는 현실만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더구나 주변 여건들 역시 위안화의 약세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위안화의 적당한 약세는 대미 수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만은 아니라고 봐도 괜찮다. 포치가 되더라도 7위안대 초반에서 완만하게 움직인다면 수출에 특효약인 위안화 약세 상황을 은근히 즐길 수도 있다. 문제는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자세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있다. 무역전쟁이 잘못 하면 환율전쟁으로 비화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지준율 인하는 이외에 중국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채 폭증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 물가가 높아지는 것은 가외 문제라고 해도 괜찮다.

수출 상품 부가가치세 환급률 인상 역시 감세와 같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 경우 중국 당국의 경제 운용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상당수 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당국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조치들이 가져올 부메랑에 주의해야 한다는 충고를 잊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jst@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