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의원은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여당의 대선 후보였지만, 이제는 야당의 초선의원이 되면서 외형적 체급은 많이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이 의원을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이 의원은 일반적 여론과는 달리 당원들 사이에서는 확실한 ‘팬덤’이 있는만큼 당 내 세력기반은 다선 의원 못지 않게 탄탄하다.

그리고 당 내 ‘친명(친이재명)계’라 불리는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전당대회 룰 변경’까지 주장하며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투표의 비중을 확대하고 여론조사 비중은 줄이자는 것이 골자다.

친명계 정청래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주당의 주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라며 "(전당대회 룰 변경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역시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도 "지금 민주당은 당원과 지지층을 바라봐야 한다. 외연확장, 중도확장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 한다"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의 정체성을 다시 찾기 위해서 당원과 지지층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반면 이 의원의 당권 장악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려는 인물들도 있다.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은 친명계의 전당대회 룰 변경 주장과 관련해 "맞지 않는 얘기다.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두고 룰을 바꾸면 되겠나"라며 "이런 것은 새 지도부를 뽑아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자의적 판단을 없애기 위해 1년 전 룰을 정해 미리 공표하도록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역시 친문계인 우상호 의원 역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권후보가 당권 주자가 되면 특정 진영의 대표성이 강화한다"며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 본인은 당권 도전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연패를 겪었기 때문에 이 의원이 당장 당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또 전당대회까지 불과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곧바로 당권 도전을 선언하는 것도 초선의원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있다.

그러나 이 의원에게 당권은 반드시 장악해야 할 목표다. 다음 전국단위 선거는 2024년 4월 총선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가 다음 총선까지는 임기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의원이 당권을 잡지 못하면 2년 뒤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지고, 이 의원 본인도 현 지역구가 아닌 ‘험지출마’를 요구받을 수 있다. 이 의원이 험지에 출마해 재선에 실패한다면 대권 재도전의 꿈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대권 재도전을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당권 장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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