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집하장에서 은평구청 광고물 정비팀 직원들이 관내 교차로 등에서 철거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 기초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서울 은평구의 한 집하장에서 은평구청 광고물 정비팀 직원들이 관내 교차로 등에서 철거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 기초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6·1전국동시지방선거 유세 당시 사용됐던 현수막들을 가방이나 지갑 등 디자인제품 소재로 재활용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새활용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중 서울 곳곳에 내걸렸던 폐현수막이 일상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사업이다.

시에 따르면 우선 자치구에서 폐현수막을 수거해 서울새활용플라자로 운송한다. 이후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폐현수막을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소재화’ 작업을 거쳐 활용을 원하는 새활용기업에 제공한다. 새활용기업은 폐현수막으로 가방이나 지갑, 파우치 등을 제작해 판매한다.

소재화란 수거된 현수막에서 현수막을 지지하는 나무와 노끈을 분리하고 세척, 건조, 재단 과정을 거쳐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로 말하는 것을 말한다.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과 환경보호를 실천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는 시가 사전에 실시한 자치구 수요조사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11개 자치구에서 수거한 4000여장의 폐현수막이 사용될 예정이다.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소각해 처리할 경우 온실가스·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된다. 환경보호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속가능한 폐현수막 재활용방안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폐현수막은 각 자치구별로 수거·처리되고 있는데 보관창고가 없거나 재활용 비용 등 문제로 장바구니와 마대, 수방용·제설대책용 모래주머니 등으로 재활용되는 방법이 한정된 상황이다.

시가 올해 3월 치러진 대선 이후 폐현수막 처리실태를 자체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정도가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되고 있었다. 재활용율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시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후 약 1만7000~2만장의 폐현수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무게로 환산했을 때 최대 12톤에 달한다.

이에 시는 두 차례에 걸쳐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 제작·판매 새활용기업과 디자인단체, 자치구, 녹색발전소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재활용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시는 향후 공직선거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 뿐 아니라 평상시 수거하는 폐현수막도 디자인제품 소재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서울새활용플라자’를 통한 상시 회수·소재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연재해용 모래주머니, 재활용품 수거마대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수막 소재는 중국산 PP마대보다 3배 이상 견고하고 오염물질과 누수에 강하며 물에 닿으면 무거워지는 특성이 있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이 어떻게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례를 전파함으로써 생활 속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기후위기시대에 자원을 더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