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어디서든 당원 요규"...시진핑도 "민족 부흥 돌격대" 독려

중국 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를 끝낸 수험생들이 7일 수도 베이징에서 답안을 맞춰보고 있다. 올해 1193만명이 응시한 가운데(역대 최다) 이틀간 전국에서 진행됐다. 첫날 어문·수학, 이튿날 선택과목·외국어 시험이었다. /EPA=연합
중국 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를 끝낸 수험생들이 7일 수도 베이징에서 답안을 맞춰보고 있다. 올해 1193만명이 응시한 가운데(역대 최다) 이틀간 전국에서 진행됐다. 첫날 어문·수학, 이튿날 선택과목·외국어 시험이었다. /EPA=연합

중국에서 올 하반기 1076만명의 대졸자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사상 최고 수준이며, 유례없는 청년 실업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위해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나 공산당 가입 신청에 애쓰고 있다는 것 역시 눈에 띄는 현상이다. "어디든 당원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윈난성 농촌에 거주하며 교육·의료·농업·빈곤퇴치 분야에 취직할 경우 연간 5만위안(약 94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공지가 났다. 윈난성 근로자 대부분 한달 1만위안 미만을 벌고 있어, 적지 않은 금액의 보조금이다.

랴오닝성은 신규 졸업생과 최근 3년 이내에 졸업한 실업자에게 최대 6개월동안 무료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허난성의 경우, 구직활동 촉진과 고용절차 간소화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담당자는 채용이 성사될 때마다 300위안(5만6500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보험 리베이트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4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이 6.1%를 기록, 청년 실업률(16~24세)은 사상 최고치인 18.2%에 달했다. 올해 실업률을 5.5% 이내로 유지하느라 중앙정부가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100만개의 일자리 창출도 공표됐다. 그러나 상하이 봉쇄 이래 중국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청년실업난은 악화 일로다. 명문대 졸업생들마저 안정적인 공무원 자리를 선호하며, 더 매력적인 급여의 민간 및 외국 기업을 기피하는 추세다.

홍콩 매체 ‘홍콩01’에 따르면, 최근 공청당원 가입 경쟁이 치열하다. "(청년으로서) 일종의 인정받은 신분이자 우월한 경쟁력 확보"이기 때문이다. 공청단이나 공산당 가입이 ‘취업 보증수표’로 여겨진다.

"주변의 우수한 친구들은 모두 공청단원", "공청단·공산당에 가입한 대학생이 인정받았다고 영광스러워하거나, 진심으로 ‘조국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거나, 선택의 여지 없는 ‘필수 코스’로 여기는 3가지로 나뉜다"고 베이징의 대학생들이 설명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0일 공청단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위한 장정(長征)의 돌격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 실현이 새 시대 중국 청년운동의 중대 과제"라고 역설했다. ‘공청단’을 이렇게 추켜세우자, 안정적 ‘취직 노선’이란 믿음도 덩달아 고조됐다.

베이징·상하이·톈진의 학생들이 앞장 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며 조직됐다는 게 ‘공청단’의 공식 역사다. 1922년 창립된 공청단은 현재 공산당이 이끄는 ‘애국주의’ 여론의 최선봉에 있다.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중국공산당의 어두운 역사를 직접 겪어보지 못했고, 대체로 굶주림의 기억도 없는 세대다. 공산당에 대한 애정과 자부가 넘칠 뿐이다.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학생들의 취업난은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 않다. 7일 ‘가오카오(高考: 중국판 수학능력시험)’가 상하이를 제외한 전국에서 치러진 가운데 사상 최다 약 1200만명 수험생이 응시했다. 실은 이들도 거대한 실업자 후보군에 속한다. "경제의 기초가 개선돼야 고용상황이 나아진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중국의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 응시생들이 7일 수도 베이징의 한 시험장에 들어가며 격려를 받고 있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번 시험에 역대 최다 1193만명이 응시했다. /EPA=연합
중국의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 응시생들이 7일 수도 베이징의 한 시험장에 들어가며 격려를 받고 있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번 시험에 역대 최다 1193만명이 응시했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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