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캄보디아에 비밀해군기지를 금주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중국이 비밀리에 캄보디아에서 추진 중인 해군기지(Ream naval base)가 이번 주 착공식을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에 일정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6일(이하 현지시간) 확장 공사 예정지인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 북쪽에 중국의 비밀 해군기지가 마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복수의 서방 관리 인용).

오는 9일 열릴 기공식에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해외 해군기지 건설은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온 인도·태평양 지역에선 첫 해외 기지"라고 WP가 지적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서안에 대형 선박을 주둔시킬 수 있는 해군기지를 확보하게 되면, 확실한 역내 위협 요인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중국군의 존재를 덮기 위해 레암 기지에서 이들은 사복 차림이거나 캄보디아군과 비슷한 군복을 착용한다. 외국인 접근도 엄격히 제한된다. 중국과 캄보디아 양국 사이엔 레암 해군기지 확장공사 지원을 포함해 비밀사용에 대한 협약이 체결됐을 것으로 서방관리들은 보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019년 중국과 캄보디아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양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WP에 따르면, 중국 관리가 이와 관련해 "기지의 일부를 중국군이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기지를 중국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진 않으며, 과학자들과 함께 주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과학자들 연구가 군사적으로 쓰이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 모든 상황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대국으로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실히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과 함께 대(對)중국 견제를 기치로 내걸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내 지배력 강화를 적극 저지하고자 노력해 왔다. 미국 주도의 쿼드(Quad)·오커스(AUKUS)·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으로 중국 포위망을 촘촘히 짜고 있다. 그러나 이번 캄보디아 비밀 해군기지로 이런 노선에 구멍이 뚫리게 됐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 참여하고 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했지만, 미국으로부터 무기 금수(禁輸)조치를 당했다. 지난해 말 레암 기지 문제를 둘러싸고 친중국 행보의 우려를 샀기 때문이다. 대조적으로, 중국은 올해 들어 캄보디아 쌀 수입량을 전년 대비 크게 늘리는 등 전폭 지원에 나섰다.

중국이 비밀리에 건설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실히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AFP=연합
중국이 비밀리에 건설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실히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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