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떼법의 나라로 잘도 간다"
 【시론】 "떼법의 나라로 잘도 간다"
  • 최성재
  • 승인 2018.10.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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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언론과 막가파 시위대가 북 치고 장구 치고, 정부와 국회와 법원이 일사불란하게 국가 권력을 총동원하여 그들의 권위를 한껏 높여 주면, 헌법과 법률은 한갓 광대와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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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ius in verba
 
영국 학술원(Royal Society of London for the Promotion of Natural Knowledge)의 라틴어 모토다. 문장으로 표현하면:

Veritas est in verba nullius. (Truth is in nobody’s words.) 또는,

Credite verba nullius. (Believe nobody’s words.)
 
‘진실은 그 어떤 인간의 말에도 있지 않다.’ 또는 
‘그 누구의 말도 믿지 말라.’라는 뜻이다. 인간의 말(verba)은 그 누구의 것이든 믿을 바가 못 되므로, 오로지 실험과 관찰과 검증으로 진실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연과학의 독립 선언이다. 신학과 철학, 예술, 정치 등 인간의 외적 권위와 내적 편견으로부터 자연과학을 독립시킨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한 세대도 안 되어 뉴턴이 세상을,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1687년). 자연에는 수학적 원리(Principia Mathematica)가, 만유인력이, 비인격적 힘의 원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뉴턴이 증명한 것이다. 
  
1689년 영국은 또 하나의 축복을, 인류에게 프로메테우스의 불에 버금하는 축복을 선사했다. 유엔 인권선언(United Nations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의 모태가 된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 의회를 거쳐,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왕에 의해 최종적으로 비준된 것이다. 

법의 지배(rule of law)가 거짓과 주먹 위에 설 때, 법의 옷을 단정하게 입은 정의가 인간 사회에 보편적 원리로 적용될 때, 인간은 누구나 종교나 신분, 재산, 인종,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비로소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제도적으로 확립된 것이다. 어떻게? 올바른 절차(due process)에 의해!
 
물증과 절차, 이것은 영국이 인류 역사에 끼친 가장 위대한 업적이다. 일찍이 그보다 200여년 앞서 조선에서는 세종대왕 재위시에 자연과학이 고도로 발달했고 재판에서 삼심(三審)제도와 물증 원칙이 도입되었지만, 그것이 후대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제도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1660년 자연과학의 독립과 1689년 정당한 절차에 따른 법의 지배가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 오고 있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이 두 원칙은 보편성을 얻어서 독재 국가도 겉으로는 받아들이고 있다. 
  
2016년 부패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 따르면, 특이한 두 나라가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7위, 홍콩 15위! 기독교와 자유민주화와 시장경제는 부패를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3대 요소이고, 기독교 이외의 종교와 공산화와 계획경제는 부패를 늘리고 투명성을 낮추는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예외적인 나라가 이 두 나라이다. 

공통점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는 것이다. 북미와 오세아니아도 부패지수가 매우 낮은데, 이 나라들도 식민지 시절에 영국으로부터 절차의 중요성은 배웠다. 신속함보다 정확함을 우선하는 절차가, 다시 말해서 소송법이 제도화되지 않으면, 법은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권력이나 자산 또는 이념의 시녀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법이 없어서 정의가 확립되지 않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다. 문제는 절차다. 중국이 G2니 어쩌니 하지만, 부패지수에서 176개국 중 79위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서 판사는 검사 아래 있고 검사는 경찰(공안) 아래에 있다. 왜냐하면 공안의 우두머리가 공산당 서열에서 그 셋 중에 제일 높기 때문이다. 절차는 형식이고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공산당 간부가 미리 판결을 내리고 뒷문으로 내려 보내면, 어제까지 신이나 천사처럼 추앙 받던 공산간부도 하루아침에 귀신이나 마귀로 매도된다. 

 한국은 부패지수가 52위로 가톨릭국인 이태리 60위보다는 높지만, 경제 순위에 비해 아직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것은 여전히 인맥과 이념이, 유교에서 비롯된 인맥 그리고 지식인에게 만연한 사회주의 사상에서 비롯된 이념이 절차를 우습게 여기기 때문이다. (*)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굳이 긍정적으로 보자면, 한국의 지식인들이 그렇게 칭송해 마지않는 세계최대 민주국가 인도가 79위, 개혁개방한 지 30여년인 베트남이 113위이고, 김일성 3세에게만 지상낙원인 북한이 꼴찌에서 세 번째인 174위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부패를 획기적으로 줄인 나라이긴 하다. 

(*단 자신들이 관계되면 좌파는 절차를 절대적으로 신성시한다. 간첩 혐의자는 불구속이 원칙이고 예전의 판결도 시국사범일수록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절차를 문제 삼아 무죄로 뒤집어 국가가 엄숙한 말로 사과하고 고귀한 돈, 혈세로 달래게 한다. 국회에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마음에 안 드는 법안은 아예 상정도 못하게 한다.)
  
 2016년 12월 9일 한국의 국회는 물증도 절차도 깡그리 무시하고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234/300)의 찬성표로 대통령을 청와대에 연금했다. 사실상 감금했다. 죄목은 뇌물공범 의혹죄요, 국정농단 연루 의혹죄와 세월호 원더우먼 거부 의혹죄였다. 

(실은 통진당 해산죄, 개성공단 폐쇄죄, 김정은 돈줄 끊기죄, 전교조 불법화죄, 민노총 불법폭력시위 법대로 처리하기 죄, 사드배치 확정죄, 김영란법 강행죄!) 

신문과 방송과 포털 등 언론도 절차와 물증은 숫제 따지거나 찾지 않고 ‘카더라’ 선동으로 분노한 시위대의 숫자를 열 배 스무 배로 마구 부풀려 단두대와 감방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내란외환죄가 아닌 한 재직 중 국회가 형사상 소추할 수 없는(헌법 제84조) 대통령을 오로지 심증만으로, 전지전능하고 무소불위한 촛불부대가 절규하며 제시하고 사실과 정확성에 목숨을 거는 기자정신 대신 전지적(全知的) 작가 시점이 만연한 방송과 신문이 흉흉하게 부풀린 심증만으로 다수결의 형식을 빌려서 인격 살인했다. 그 후부터는 모든 게 촛불세력의 뜻대로 흘러갔다. 

 1997년 12월 김영삼 대통령과 더불어 외환위기의 양대 축이었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는 정치권력이 유지되고 공고화되고 반(半)세습되려면,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이 필수임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친북좌파의 온상인 한겨레신문으로 하여금 애국우파의 나팔수였던 KBS를 점령하게 한 것이다. 

 IMF의 막강 입김에 따라 경제는 시장경제를 내세웠지만, 김대중 대통령(이하 DJ)은 문화권력을 집요하게 친북좌파 세력으로 교체했다. 애국우파의 씨를 말렸다. 깐죽거리는 조선과 동아는 댓글 부대의 여론재판과 세무조사의 오랏줄로 사주(社主)의 목을 비틂으로써 자아비판의 기회를 주었다. 46명이었던가, DJ의 복심 박지원은 방송과 언론의 사장을 대거 북한으로 데려가 주체사상의 주지육림에 빠뜨려 혼을 빼 버렸다. 

 학계는 이미 80년대부터 386주사파(NL)가 지성인의 양심을 개조하고 있었고, 의식화시키고 있었다. 영화, 연극, 문학, 미술, 음악 등 문화계도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자긍심을 가진 자들은 설 땅을 잃게 만들었다. 학계도 친북좌파가 조직적으로 장악한 것이다. 

 또한 DJ는 IMF의 소나기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으되, 이헌재를 내세워 ‘시장조성’의 미명 하에 북한에 퍼주기를 거부하는 대기업은 아예 해체해 버리거나 집요하게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이 공격하게 만들고, 때로는 정부가 나서서 노골적으로 보호비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기부의 형식으로 왕창 뜯어냈다. 법조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법연구회와 민변이 법관과 검찰과 변호사의 양심을 사회주의 이념으로 진작 바꿔 놓고 ‘좌파무죄 우파유죄’의 원칙으로 무소불위의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사회권력의 핵심은 대중동원 능력이다. 조직의 힘이다. DJ는 1971년 대통령 후보로서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를 무렵에 이미 사회권력의 요체를 깨우친 사람이었다. 그는 선거유세에서 대중을 동원하는 능력이 단연 발군이었다. 청와대의 주인으로서 이제 평소 소신을 현실화하는 권력의 독수리 날개를 달았는데, 시장경제의 압력에 굴복하여 사회권력을 포기했을 리가 없다. 

 때마침 1987년 이래 최고의 사회권력으로 부상한 노동조합이 있었다. 그중에서 민주노총은 한국노총보다 DJ의 이념에 가까웠기 때문에 전교조를 합법화하여 그 소속으로 해 줌으로써 제1의 사회권력으로 언제든지 법의 바깥에서, 법 위에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막강 초법적 외곽부대를 구축했다. 

후에 신문과 방송의 노조가 거의 100% 민노총 산하에 들어감으로써, 문화권력은 사회권력과 한 몸이 되었다. 애국우파는 철저히 소외되었다. 건전한 상식은 극우꼴통으로 매도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DJ는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의 황제로서 퇴임 후에도 현직 대통령 못지않은 권력을 틀어쥐고서 햇볕정책을 받들어 모시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노무현을 후계자로 앉힐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2세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여 정치권력과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을 하나로 묶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하여 정치권력은 두 번이나 연달아 잃었지만, 한국은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절차는 언론 특히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포털에 의해 ‘우리 편’이 아니면 희번덕 무시되기에 이르렀다. 사실상 최고의 문화권력이지만 법률상 언론이 아니라는 것을 이용하여 선동적 제목과 실시간 검색뉴스 순위조작으로 국민의 눈과 귀가 멀게 되었다. 여론조사 기관마저 그들의 수중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일관성 있게 외쳤지만, 방법을 잘 몰랐다. 국민의 48.4%가 선거 후에도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포털과 방송과 신문의 선전선동을 양심의 소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몰랐던 것 같다. 제일 먼저 할 일은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을 정상화시키는 것인데, 뚜벅뚜벅 정도를 걸으면, 통진당을 해산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폭력시위를 진압하고,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면, 그들이 스스로 뉘우치고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김무현’의 블랙리스트가 방송과 신문에서 90% 이상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그것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언론탄압의 빌미를 제공할까 두려워했는지도 모른다. 도리어 후에 블랙리스트 작성의 우두머리라는 죄를 덮어썼다. 

 그 결과는? 노란 리본으로 상징되는 문화권력과 사회권력이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 혼을 앗아가서 전격적으로 눈엣가시 대통령을, 퇴임 1년을 앞둔 대통령을 구중궁궐에 연금해 버린 것이다. 이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고 무기한 구속되는 광풍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그전에 이미 국회는 동물국회에서 식물국회로서 전락하여 대통령을 사사건건 방해했다. 지나고 보니, 능력이든 윤리도덕이든 문재인 정부에 비하면 하나같이 상대적으로 훌륭했던 장관 후보들이었지만, 박근혜 정부는 한 명도 제대로 임명하기 힘들었다. 

동물국회에서 식물국회로 전락했던 대한민국 국회가 지금은 환관국회로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었다. 

환관 조고(趙高): 폐하, 저것은 말입니다. 
2세 황제: 사슴 같은데...
조고의 졸개들: 폐하, 저걸 사슴이라니요? 폐하, 제발 눈 좀 똑바로 뜨십시오. 말입니다, 말! 

문재인 정부: 이것은 민족화해요, 평화입니다.
모기소리 자유민주파: 민족갈등이요, 전쟁 예고 같은데...
환관국회: 예, 맞습니다, 맞고요. 민족화해요, 평화입니다. 

 6ㆍ15선언과 10ㆍ4선언도 어떤 절차적 정당성도 국민적 합의도 없이 남북의 정상이 만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데 이어, 문재인 정부는 3대 세습 공산독재집단에게, 한국의 역대 우파정부와 ‘미제(美帝)’에게 어즈버 70여 년간 핍박 받은 희생양이나 되는 듯이, 슬그머니 눈같이 흰 면죄부를 갖다 바치며, 4ㆍ27선언도 일방적으로 1919년 33인 민족대표가 기미독립선언하듯이 ‘우리 민족끼리’ 자못 비장한 열기에 휩싸여 깜짝 발표했다.  

 군사적 부문은 미국과 사전에 협의하고 합의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것도 싹 빠뜨렸다. 대북제재 완화도 UN 차원의 북한인권 개선과 북핵 폐기와 맞물려, 자유민주국 한국은 UN에 앞서 혈맹국인 자유민주국 미국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보란 듯이 이것도 빠뜨리고 도리어 미국과 유엔이 한국과 북한의 일방적 선언에 따라오길 ‘우리민족끼리’ 윽박지르고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모든 외교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에 가서도, UN에 가서도, 유럽에 가서도, 바티칸에 가서도 ‘선(先) 대북제재완화 후(後) 한반도비핵화’(북한 비핵화가 아니라)를 애걸하고 있다. 선전하고 있다. 평화의 화환은 기꺼이 김정은‘님’에게 바치고, 전쟁의 가시면류관은 트럼프‘씨’에게 은근슬쩍 들씌우고 있다. 

 그사이 미국의 인공위성은 한국과 북한의 석탄 거래를 샅샅이 내려다보고 북한에 이어 한국의 은행과 기업들에게 아직까지는 우방으로서 예를 갖추어 최대한 화를 자제하고 연일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남북을 한통속으로 보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는 뜻이다. 싱가포르에 이어 어딘가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을 또 만나려고 하지만,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은 조금도 완화하지 않고 날로 강화하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가 반미자주(反美自主)라는 386운동권의 길을 애오라지 걸어가면, 공산왕조독재 집단은 일방적으로 민족의 범주에 넣고, 
검찰과 법원과 언론을 동원하여, 떼법을 동원하여, 비장의 두 무기 압수수색과 구속이라는 홍두깨와 차꼬를 휘두르면서, 여론재판이라는 북과 장구의 박수갈채를 받아서, 
자유민주 체제 안의 정적과 대기업 총수는 법적 절차를 싹 무시하고 반(反)민족의 범주에 넣어 삭초제근(削草除根)하는 적폐청산의 공포정치를 계속하는 한편, 
안보와 경제를 ‘민족 안보’와 ‘민족 경제’를 우선하는 쪽으로 가면, 
무엇보다 세계 8대 선진경제가 나 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아주 높다. 

cs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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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루 2018-10-28 19:17:00
거의 폭동에 가까운 난장판의 혼란 속에서 결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머지 않은 미래에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헌법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부작용과 진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