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기 전 국회 직원이 818호에 명패를 걸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기 전 국회 직원이 818호에 명패를 걸고 있다. /연합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의원은 낙선하기는 했지만 2위로서는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다. 이재명 의원의 득표는 ‘정권연장’을 바라는 여론의 결집이 아니었다. 이재명 개인을 향한 ‘팬덤’이 가공할만한 득표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포퓰리즘 기반의 팬덤, NL운동권과 결합

이재명 의원이 가진 팬덤은 그가 정치인으로 처음 등장한 성남시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민선 5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0~2014년, 이 의원은 공약이행률 94.1%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또 판교신도시 개발을 위해 전용된 판교특별회계비용이 그대로 부채로 남자 모라토리움(지불유예)을 선언, 3년만에 채무를 해결하고 모라토리움 종결을 선언했다.

이런 행정성과에 힘입어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민선 6기부터 본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한다. ‘청년배당·무상 산후조리·무상교복 지원’의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진행하며 젊은이들과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이 의원의 인기를 눈여겨 본 세력이 바로 NL계 운동권 조직인 ‘경기동부연합’이다.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파벌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현 글로벌캠퍼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용인 성남지구 총학생회연합’(용성총련)으로 NL계 중에서도 특히 강경하기로 유명했던 학생운동조직이었다.

경기동부연합의 우두머리였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경우 전남 목포 출신이지만 성남시 소재 성일고등학교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를 졸업하며 성남 내에 많은 인맥을 구축해놓고 있었다. 특히 성일고등학교 출신 인물들은 이석기의 직계후배로 분류돼, 성남 내 조직 구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경기동부연합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조직원들을 받아들이며 세력을 키워나갔다. 경기동부연합 조직원들의 주 공급처는 성남시 소재 기업들의 지역노조와 용인·성남·수원 지역 대학생들이었다.

그런데 성남시장에 ‘보편복지’를 추구하는 이재명이 취임하자 이들은 이재명에 대한 팬덤 조성을 조직적 과제로 내걸고 이재명 띄우기에 나섰다.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이들 경기동부연합 조직원들이 이재명에 대한 팬덤을 조성하기 시작하자 이는 다른 지역의 운동권 세력에도 전파되며 급속도로 확산된다.

◇지지세 원한 이재명, 세력확대 노린 경기동부연합의 결탁

성남시장으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이재명은 2018년 민선 7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된다. 기초지자체장에서 광역지자체장이 되자 이재명과 경기동부연합의 결탁은 본격화된다. 대권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더 큰 지지세가 필요한 이재명과,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지하로 숨어들어야 했던 경기동부연합의 세력확대라는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재명의 활동무대가 성남에서 경기도로 넓어졌으니 당연히 경기동부연합의 세력도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비록 통합진보당은 해산됐지만 다른 NL계열인 울산연합이 창당한 새민중정당과 합당해 민중당을 창당했고, 2020년에는 진보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21대 총선에 김미희·김재연·홍성규 등 3명의 후보를 내기도 하며 과거 통진당의 모습을 점차 찾아가고 있다.

특히 2020년 12월에 있었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는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총학생회장 출신인 양경수를 경기동부연합 단독 후보로 내세워 55% 넘는 득표율로 당선시키는 등 경기동부연합은 점차 음지에서 양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동부연합은 자신들의 기관지 격인 인터넷 매체 ‘민중의소리’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동부연합과 이재명의 결탁을 반영하듯 민중의소리에서는 이재명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여기에 지난 대선 과정을 통해 1990년대 주사파 학생운동조직인 한총련 세력이 결합했다. 즉 현재 민주당은 주사파 조직 중에서도 경기동부연합과 90년대 한총련 세력이 친명 세력을 형성하고 1980년대 주사파조직인 전대협 세력이 주축을 이룬 친문 민주당 당권파가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이재명에 대한 팬덤은 이재명 개인의 인기세도 있지만 NL운동권의 필요에 의해 ‘조작된’ 팬덤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