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불이나 시민들이 옥상 부근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독자 최식백 씨 제공. /연합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불이나 시민들이 옥상 부근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독자 최식백 씨 제공. /연합

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난 불은 발생 후 20여분 만에 완전 진화됐지만, 순식간에 7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큰 피해로 이어졌다.

대구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수성구 범어동 W빌딩 2층 203호에서 불이 난 것은 오전 10시 55분이다.

불이 나자 차량 50대와 160여명의 진화대원·구조대원이 출동, 22분만인 11시 17분에 진화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203호에서 7명이 숨지고 같은 건물에 있던 다른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와 의뢰인 등 4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부상했다.

소방과 경찰 관계자 등은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최초 신고 내용 등에 따라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경찰은 소송 결과 등에 불만을 품은 의뢰인이 자신의 몸에 강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CCTV에서 방화 용의자가 집에서 뭔가를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지하 2층, 지상 5층 중 불이 난 지상 2층에 5개 사무실이 있지만 발화지점인 203호는 계단과 거리가 먼 곳에 있고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어동 법조타운에 있는 여타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구조로 된 변호사 사무실 특성도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해당 건물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계단 하나와 엘리베이터 하나가 있지만 비교적 좁은 데다 사무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는 폐쇄된 구조여서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입주자와 방문자 중 일부는 건물 뒤편으로 난 비상계단에 매달려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옥상으로 피신하기 위해 아찔하게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변호사는 "위층 변호사 사무실 직원 중 일부는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너무 높아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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