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연합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연합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을 겨냥해 "본인을 위해서는 안 나오는 게 좋다"고 일갈했다. 최근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이 의원의 당권 출마에 대해 군불을 붙이려는 태도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또한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를 지적하며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구 쓸데 없는 소리 그만 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앞으로 대선이 5년 남았으니 당분간 길게 내다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이 의원이 출마한 것을 두고 "둘이 대충 얘기가 돼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짰다고 봐야 할 것 아니냐"며 "하다못해 서울에서 구청장 한두 개라도 더 건질 수도 있는데 나쁜 영향을 줬다는 건 송 후보 성적표가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이어"이번에 진 게 그 두 사람(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만의 책임이라고 하는 건 동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마저도 (그렇지 못한데 대한 두 사람의)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자중할 것을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선거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보잖냐"며 "여러 가지로 지금은 조금 쉴 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일부 친명계 의원들의 바람잡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을 위해서는 안 나오는게 좋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이 원해서 출마한 것인데 책임론을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는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하냐"며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라고 직격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의원 지지층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모욕적 언사와 문자폭탄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 커녕 해가 된다"며 이같이 적었다. 당내에서 ‘개딸’의 활동과 관련해 자신을 향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자제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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