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칠 때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칠 때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조응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당헌 당규를 지켜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민 의원은 대선 직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자 탈당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비교섭단체의 몫을 대체하며 ‘위장탈당’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조 의원은 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 의원의 복당 문제에 관한 질문에 "당헌 당규에 따라 (탈당 후) 1년 전에는 복당이 안 된다고 돼 있다"며 "그건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원인에 대해 "세 가지로 보자면 민주당의 부정적인 이미지 의제로 검수완박, 당의 핵심세력은 ‘처럼회’(민주당 강성 초선 의원 모임), 지지층은 개딸 아니겠냐"며 "여기에 관련된 분이 민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민 의원은 처럼회 회원이었던 것과 동시에 검수완박 입법 절차가 진행되던 지난 4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신분으로 전환,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비교섭 단체의 몫을 대체했다.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원 수를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 국민의힘 2명으로 배치할 경우 민 의원이 무소속 몫을 차지해 4 대 2로 안전조정위를 돌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 의원이 검수완박 국회 통과를 위해 사실상 ‘위장 탈당’한 것이란 논란이 일었다.

조 의원은 이날 "그 위장 탈당 논란을 과연 누가 탈당을 먼저 하겠다, 해달라고 했는지 주장이 조금 다르기는 하다"면서도 "이걸 은근슬쩍 그렇게 (복당)한다 그러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은 그렇게 볼 것"이라며 "채권자가 소송 들어오니까 부부가 위장 이혼한 것으로"라고 비유했다. 민 의원의 복당 문제에 관해 진행자가 ‘오히려 당의 혁신 이미지를 갉아먹을 것으로 진단하느냐’고 묻자, 민 의원은 "정면으로 반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민 의원이 복당으로 ‘위장 탈당’이 증명될 경우 검수완박 법안 처리절차가 무효라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여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복당 신청을 한 민 의원을 겨냥해 "정말 후안무치한 태도"라며 "민 의원이 탈당한 지 50일 만에 복당 의사표시를 하고 민주당의 지방선거 패인 분석뿐만 아니라 민주당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의 행동을 통해 ‘내가 위장 탈당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 조정안을 처리할 때 안건조정위원회(안건조정위) 조성은 무효"라며 "민형배 의원의 발언과 행동으로 위장 탈당, 꼼수 탈당했다. 소위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켰기에 이 부분에 헌법재판소가 빨리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안건조정위원회의 의결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복당과 관계없이 민 의원의 발언이나 행태를 보면 이미 위장 탈당했다는 증거가 되기에 (검수완박 법안 통과 자체가) 있을 수 없다"며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형배 의원 탈당은)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본인이 소신을 갖고 결정한 문제"라며 "탈당 이후 제기된 여러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고려해 향후 비대위에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복당 의사를 밝히면서 "아직 당에서 복당을 하라고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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