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기록...한국 순방 때보다 3%P 떨어져
중동 방문 카드로 다시 '반전' 기회 노릴 듯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왼쪽)과 부인 질 여사(71). /로이터=연합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왼쪽)과 부인 질 여사(71). /로이터=연합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연이어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황을 중계하는 식으로 비치고, 구체적인 실행보다 공감·위로·호소에 주력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작년 1월 이래, 취임 첫 해의 대통령에게 흔히 주어지는 ‘기대어린 인기’조차 누리지 못했다. ‘유난히 존재감 없는 현직 대통령’ 인상이 지배적이다.

모닝컨설트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58%, 긍정평가와의 격차가 19% 포인트로 벌어졌다. 더욱 확대된 수치, 취임 이후 최대 격차다.

심지어 논란 많던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같은 시기 지지율(긍정평가 45%, 부정평가 52%)보다 크게 뒤쳐진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62%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줄곧 하향세를 보였다.

단 한번, 작년 8월 긍정평가-부정평가의 역전이 있었을 뿐이다. 아프가니스탄 철수 직전, 안도하는 국민적 분위기의 덕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탈레반에게 쫓기듯 혼란스런 철수가 진행되면서 국제적 망신과 실망을 샀고, 큰 지지율 하락을 겪은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일본을 순방했던 지난달 중순(42%)에 비해 3% 포인트나 떨어졌다. ‘반(反)중 카드’ 효력이 거의 발휘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구호만 요란할 뿐 ‘실효가 부족한 카드’인 게 문제라는 지적도 받는다. 앞으로 견제, 뒤로 숨통 열어주기 식의 정책 결정 또한 불신을 높여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고가를 매일 새로 쓰는 휘발유가격 등 심각한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일련의 총기폭력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모닝컨설트가 지적했다.

취임 500일 째인 지난 3일 파이브서티에이트 여론조사 역시 바이든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미국인의 긍정평가는 40.8%, 1977년 이후 미국 대통령 중 꼴찌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4%였다.

중간선거를 150여일 앞둔 현 시점에서, ‘중동 카드’로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을 계획하는 단계에 있다고 정치매체 ‘더 힐’이 보도한 바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6월 유럽 순방 때 중동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궁극적으론 단독 방문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백악관은 아직 중동 방문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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